[미디어펜=조한진 기자]재계가 점점 가중되는 부담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의 변동성이 확대하는 상황에서 반기업법이 쏟아지고,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력 업종의 시황까지 악화하고 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발령되면서 기업들은 사내 감염확산 방지에 총력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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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시행되고 있는 31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상점들이 폐업과 휴업 등으로 문닫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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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확산 시행하고, 사업장의 방역 매뉴얼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일단 코로나19로 인한 리스크 확대를 막자는 고육지책이다.
그러나 고민이 적지 않다. 인력 자원의 효율적 운영이 어려워 지면서 경영 전반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ICT 기업을 중심으로 언택트 등 근무 제도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기존 방식에 비해 전반적인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무에 필요한 소통 부재 등의 부작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여기에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군과 그렇지 않는 직군과의 형평성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기업들은 사외 근무 비중이 높아지면서 보안 걱정이 크다. 외부에 회사 정보가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트시큐리티가 지난 7월 발표한 ‘원격근무 보안관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언택트 근무자 50% 이상이 회사 문서를 개인기기에 저장하고, 백신 설치·보안 지침을 모른다고 답해 보안 의식이 낮은 상황이다.
여기에 재계는 9월 정기국회에서 다뤄질 수 있는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반기업법이 다수 통과될 경우 기업들의 경영 부담 더욱 가중되고, 우리 경제의 회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의 상법 개정안은 △다중대표소송제도 신설 △감사위원 분리선임 △3% 의결권 제한규정 개편 등이,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지주회사 지분율 규제 강화 △사익편취 규제대상 확대 △전속고발권 폐지 △과징금 상한 상향 등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가 주요 내용이다.
기업들은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이 적용되면 해외 해지펀드의 공격, 불필요한 소송 남발, 일자리 손실 등의 후폭풍이 불어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최근 주력 업종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월별 수출이 6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는 가운데 반도체 가격이 불안한 모습이다.
‘반도체 코리아’의 주력인 D램 가격이 올해 4분기에 10%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D램 공급 과잉 시그널이 여전하다’며 올 4분기 PC D램 가격이 3분기보다 10% 이상 급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반기 언택트 수요로 호황을 누렸던 서버용 D랩 시장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D램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하반기에는 (서버 업체의) 구매 속도가 줄어들면서 D램이 공급과잉 상태에 놓일 것“으로 전망했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이 이후 기업들의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 체력이 급속히 떨어지고, 불안 신호가 사방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와 정치권도 기업부담과 국민경제에 미칠 영향을 신중하게 고려해 규제와 지원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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