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째 0.01% 보합권…실수요 중저가 아파트는 최고가 기록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수도권 온도차가 뚜렷해졌다. 서울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는 모습이지만 실수요가 많은 중저가 아파트의 경우 최고가를 경신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반면 경기, 인천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대출규제가 강화되자 미분양 주택이 증가했다. 

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서울 집값이 진정세에 접어들었지만 본격 하락 국면에는 들어서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규제와 함께 코로나19 영향으로 서울 집값을 끌어내릴 것이라면서도 하락세가 길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 서울시 강남구 일대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최근 2주 연속 0.01%를 기록했다. 전체 상승폭은 7·10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점차 줄었다. 대책 발표 당시 0.11%에서 7월27일 0.04%, 8월10일 0.02%, 8월24일 0.01% 등으로 움직였다.

서울 집값 상승폭 확대를 견인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상승세도 급격히 축소했다. 지난 7월6일 상승률 0.18%에 달했던 송파구는 지난달 10일 보합 전환했다. 서초구도 송파구와 같은 시기에 상승세를 멈췄고 4주 연속 보합을 유지했다. 강남구 역시 7월10일 0.12%에서 8월31일 0.01%로 줄었다.    

서울 아파트값을 보합 수준으로 끌어내린 것은 정부의 고강도 대책에 코로나19 재확산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6·17 대책과 7·10 대책의 후속 절차가 국회에서 빠르게 진행됐고 특히 8월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라는 분석이 나왔다. 8월 한동안 신규 확진자가 400명 이상을 기록하는 등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하면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서울 내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곳에서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계약일 기준)에 체결된 전국 아파트 거래 1만8971건 중 최고가를 경신한 거래가 26.12%인 4956개에 육박했다. 계약이 체결된 아파트 5건 중 1건의 가격이 종전 최고가와 같거나 그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전국 최고가 거래의 절반 이상은 수도권에 집중된 가운데 경기도가 1573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이 1355건이었다. 서울에서는 노원구와 강서구가 100건을 넘기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은평구, 성북구, 구로구 등 서울 내에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곳의 아파트들이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경기, 인천 일부 지역들은 미분양 주택이 되레 늘어나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이 지난 7월 2만8883가구로 전월 대비 1.3% 줄었지만 경기·인천은 같은 기간 미분양 주택이 증가한 것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수도권은 양주·고양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되고 대출규제가 강화되자 갭투자가 빠지고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는 과정을 거치며 청약을 포기하는 수요가 늘어나 일시적인 미분양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6·17 대책에서는 전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 6개월 내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전입신고를 해야 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7월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2만8883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 2만9262가구보다 1.3%(379가구) 감소한 수치다. 지방은 2만5738가구로 전월(2만6490가구) 대비 2.8%(752가구) 감소했다. 이는 전년 동월(5만1740가구)과 비교했을 때 50.3%(2만6002가구)나 감소한 수준이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7월 기준으로 1만8560가구로 6월(1만8718가구) 대비 0.8% 감소했다. 서울은 6월 미분양 주택이 61가구에서 7월 58가구로 소폭 줄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코로나와 정부 규제로 인해 서울 고가 아파트 상승세는 둔화돼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중저가 아파트 중심으로 최고가를 경신하고, 수도권 내 미분양이 늘고 있어 온도차가 극심해지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서울 집값은 더 주춤할 것으로 보이지만 단기적 모습만 보일 뿐 향후 다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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