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장수’ 이재명, 현안마다 각 세우기로 체급 성장
기사회생 이후 문재인 정부, 이낙연과 연일 대립각
친문 핵심 지지층에서도 지지율 상승...각세우기 성공?
[미디어펜=조성완 기자]“공격 포인트를 정확하게 알고, 핵심을 찌를 줄 안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관계자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해 내린 한줄 평이다. 한마디로 말해 ‘각을 볼 줄 안다’는 의미다.

이 지사는 본인의 말대로 “변방장수”였다. 기초자치단체인 성남시장에서 차기 대권주자 선두를 다투는 거물급 정치인으로 올라서기까지 그는 끊임없이 각을 세워왔다. 이를 바탕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쌓고, 다음 단계로 체급을 불렸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경기도청

이 지사가 전국적 인지도를 쌓은 건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이었다. 그는 촛불집회 과정에서 가장 먼저 ‘박근혜 하야, 탄핵, 구속’을 주장했다. 2016년 12월 17일 대전 촛불집회에서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 구속 수사를 주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7년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출마한 이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함께 난타전을 벌였다. 이 지사의 공격포인트는 당시 ‘어대문’으로 대세론을 이끌던 문 대통령이었다. 

연일 계속되는 공세에 친문계 열성 지지층은 이 지사를 향해 문자 폭탄, 악성 댓글로 대응했고, 이 과정에서 그 유명한 “경쟁을 흥미롭게 만들어 준 양념”이라는 문 대통령의 발언도 나오게 됐다.

대선 이후 이 지사의 공격 포인트는 남경필 전 경기지사로 전환됐다. 그는 ‘버스준공영제’, ‘일하는 청년통장’ 등 남 전 지사의 주요 도정과제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면서 연일 각을 세웠다. 그리고 결국 지방선거에서 남 전 지사를 꺾고 경기도지사에 당선, ‘기초자치단체장’에서 ‘광역자지단체장’으로 체급을 키우는데 성공했다.

   
▲ 이제명 경기도지사./사진=경기도청

오랫동안 자신을 옭아매던 사슬을 풀어버린 후 이 지사는 더욱 공격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그 상대는 당내 대권 경쟁자이자, 전체 대권 지지율 1, 2위를 다투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다. 이 대표는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선별 지급하자는 입장이지만 이 지사는 전국민 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이 지사의 각 세우기는 차기 대선을 앞두고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기 민주당 후보를 결정 지을 중요한 요인 하나인 문 대통령의 적극 지지층에서 이 지사에 대한 지지율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한국경제신문’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매달 이뤄진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리얼미터)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매우 잘한다'라고 응답한 적극 지지층의 이 지사 지지율은 7%에서 31.1%로, 24.1%p 급등했다. 특히 이 지사가 대법원 무죄 판결을 받은 7월 이후 그에 대한 문 대통령 적극 지지층의 지지율은 30%대를 돌파했다. 

당내 한 관계자는 “친문 지지층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사퇴하라’는 검색어까지 띄울 정도로 이 지사에 대해 부정적”이라면서 “그 속에서 이 지사의 지지율이 올랐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