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인앱 결제 강행 시 월 구독료 최대 50% 인상될 듯
"수수료 증가는 소비자에 전가될 수밖에…가입자 이탈 우려"
   
▲ 구글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로고.


[미디어펜=권가림 기자]구글이 인앱 결제(앱 내 결제)를 의무화하면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사업자들의 월 구독료가 지금보다 최대 50%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구독료 인상은 곧 가입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어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콘텐츠 사업자들은 구글의 강경정책을 우려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주부터 모바일 기반 콘텐츠 사업자를 대상으로 앱 마켓 수수료 관련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과기부 관계자는 "콘텐츠 사업자의 현재 매출 정도와 앱 마켓 수수료 비중, 구글 인앱결제 의무화에 따른 매출 변화 등을 중점으로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코로나19 때문에 전화로 소통하는 등 조사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지만 연말 조사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앱 마켓 수수료 조사는 구글이 웹툰, 웹소설, 음원 스트리밍,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 디지털 콘텐츠 앱을 만드는 기업들에도 인앱 결제 시스템을 강제하는 내용의 정책 시행을 예고한 것이 주된 배경이다. 구글은 인앱 결제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독자 결제 시스템으로 디지털 콘텐츠를 판매하는 앱들을 플레이스토어에서 퇴출시킨다고 으름장을 놓은 상태다. 

개발사 입장에서 인앱 결제 시스템 사용보다 더 큰 걱정거리는 수수료 부담이다. 콘텐츠 사업자들은 구글 인앱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는 대가로 순이익의 30%를 구글에 떼 줘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애플에도 수수료 30%를 내고 있는데 구글까지 가세하면 파장은 다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디지털 콘텐츠 업계는 구글 인앱 결제가 강제되면 월 구독료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애플 앱스토어에서 월 구독료는 홈페이지와 구글 플레이스토어 대비 비싸게 책정되고 있다. 30% 이외에 결제 수수료 등이 붙으면서다. 가령 웨이브의 경우 홈페이지에서 베이직 구독은 제세공과금 포함 7900원이다. 반면 iOS결제 시 1만2000원이다. 티빙 월 구독료는 홈페이지에서 5900원인 반면 iOS에서는 8900원이다. 유튜브프리미엄도 인터넷 브라우저에서 9500원이, iOS에서는 1만4000원이 부과된다. 향후 구글에서도 월 구독료를 홈페이지보다 47~52% 높게 책정하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요금 격차를 없애기 위해 홈페이지 구독료를 올리는 것도 쉽지 않다. 기존 홈페이지 이용자들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구독료 인상은 곧 가입자 이탈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OTT업계의 경우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와 가격, 콘텐츠로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입자 감소는 성장에 치명적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혼선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떤 디바스에서든지 동일한 요금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수수료 탓에 사실상 소비자 차별이 발생하고 있다"며 "하지만 수수료를 이용자에 전가하지 않고 사업자가 부담하게 되면 적자 상품이 돼 버린다. 수수료 30%는 서비스 기업이 원가에서 부담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구글, 애플을 이탈하기도 힘들다. 국내 시장에서 구글과 애플 앱 마켓의 점유율은 각각 63.4%, 24.4%다. 반면 이동통신3사 앱스토어를 통합 운영하고 있는 원스토어의 수수료는 10%대로 비교적 낮지만 앱마켓 점유율은 10%다. 

콘텐츠 사업자들은 시장 영역에서 글로벌 기업 구글에 개별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려운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 2018년 국감에서 높은 앱스토어 수수료에 대해 조사 의지 표명한 바 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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