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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로모바일, KT엠모바일 등 알뜰폰 사업자들이 홈페이지를 통해 편의점과의 제휴 이벤트를 알리고 있다. /사진=각 사 홈페이지 캡처 |
[미디어펜=권가림 기자]"알뜰폰 유심이요? 찾는 사람 없어서 발주 안 해요."
지난 17일 유동인구가 밀집한 서울 영등포구 일대를 돌아다녔지만 편의점에서 알뜰폰 유심 찾기는 '서울에서 김 서방 찾기'나 다를 바 없었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최근 통신사 대리점, 우체국 외에도 편의점으로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편의점에서 생활용품 사듯 알뜰폰 유심도 접근성을 높여 가입자를 늘린다는 취지다.
LG헬로비전 헬로모바일의 경우 최근 이마트24와 손잡고 전국 모든 매장에서 유심 판매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또 다음달까지 이마트24에서 헬로모바일 유심을 구입하고 개통한 고객 전원에게 이마트24 상품권을 지급하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이마트24 10곳을 직접 돌아다녀본 결과 헬로모바일 유심을 판매하고 있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강남, 중구 등 서울 내 다양한 지역의 이마트24 20곳에 전화를 돌려봐도 단 2곳만 헬로모바일 유심을 판매하고 있었다. 소비자들이 홈페이지의 '전국 매장 판매' 홍보글만 보고 편의점에 간다면 헛수고를 하게 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이날 만난 점주들은 하나같이 알뜰폰 유심에 흥미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한 점주는 "이마트24와 헬로모바일이 제휴를 맺었지만 각 편의점에 유심 판매를 강제하는 것은 아니다"며 "찾는 사람도 적고 수익성이 크지 않아 원하는 사람이 있을 때만 발주를 넣는다. 하지만 이틀 뒤에나 받을 수 있어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게 더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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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이마트24. /사진=권가림 기자 |
다른 사업자도 사정은 비슷했다. KT엠모바일은 세븐일레븐, 씨스페이스 등과 손잡고 전국 편의점 매장에서 알뜰폰 서비스용 유심을 판매하고 있다. 서울 전체 씨스페이스(31곳) 매장을 확인해 보니 9곳만이 KT엠모바일의 유심을 판매하고 있었다. SK텔링크와 손잡고 있는 CU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젊은이들이 밀집해 있는 대학가 인근 편의점에서도 "잘 모른다", "그런 것 안 판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유심 자체는 물론 알뜰폰 사업자와의 제휴를 인지하지 못한 점주들도 많았다. "유심을 통신사에서 찾지 왜 우리한테서 찾느냐"고 언성을 높이는 매장도 있었다.
편의점이 알뜰폰 판매 창구로 활용되기까지 아직 서비스를 보완해야 할 부분들이 많이 보였다. 이 가운데 알뜰폰 사업자들이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과장된 홍보 문구와 이벤트만 내걸고 소비자들은 나몰라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네티즌은 "알뜰폰 홈페이지에서 유심 취급 편의점이라고 해서 가봤는데 팔지 않았다"며 "오프라인 구매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4~5곳을 더 돌아다녔지만 모두 물량이 없다고 했다. 유심을 파는 편의점이 있기는 한 건가"라고 호소했다.
최근 자급제폰 수요 확대로 알뜰폰 유심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체계적인 판매망 구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지리적 성격 등에 따라 판매 분위기가 다를 수 있다"며 "이제 유통망을 확장하는 시작 단계여서 미흡한 점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편의점 출시 초기임에도 유심 소진이 빨라 수급이 원활하지 않았다. 현재 이마트24 측과 유통 물량 확대를 고려 중"이라며 "유심 인지가 높지 않은 매장 점주를 대상으로 상품 설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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