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취임 나흘만인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통화를 갖고 미·일 동맹 강화, 인도·태평양 전략,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20일 오후 9시 35분부터 약 25분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가졌다. 통화를 마친 스가 총리는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일 동맹 강화에 합의했다”면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해 조기 해결을 위해 과단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면 지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북한 문제를 비롯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보급에서도 긴밀하게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동맹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자. 24시간 언제라도 무슨 일이 있으면 전화해달라”며 “본인도 미일 동맹은 지역의 평화 안정의 기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스가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하기 직전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도 전화 회담을 진행했다. 스가 총리의 첫 정상 통화이기도 한 이 회담에서 그는 ‘지역의 동지국’이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일본이 최근 미국 주도의 ‘반중 전선’에 참여하면서 호주와의 협력 관계를 중시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스가 총리는 취임 후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과 동맹을 기축으로 외교정책을 전개하겠다.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이웃나라와 안정적인 관계를 쌓고 싶다”고 말하면서 한국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처럼 스가 신임 총리가 본격적으로 정상 외교를 시작했으나 한국과는 당분간 긴장 상태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교도통신은 관저 소식통을 인용해 “스가 총리가 중국과 달리 한국과는 거리를 두겠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이 이 같은 전망을 내놓은 가운데 스가 총리의 세 번째 통화 상대가 문재인 대통령이 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보낸 취임 축하 서한에 대한 스가 총리의 답신이 온 것으로 21일 전해졌다. 당시 문 대통령은 서한에서 한일관계 발전을 위한 양국의 노력을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스가 총리는 오는 26일(한국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영상으로 연설할 예정이다. 스가 총리는 19일 관저에서 유엔총회에 보낼 약 10분 분량의 비디오 연설을 녹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