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토로나19)의 팬더믹이 선언된 지난 3월11일 다양한 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자동차산업 역시 피해갈 수 없었다.
당장 팬더믹 이전인 2월부터 발원지로 꼽히는 중국의 이동제한 탓에 단순 부품 와이어링 하니스의 공급 차질이 불거졌다. 이로 인해 한국과 일본, 유럽 자동차 업체가 잇따라 공장 가동을 멈추기도 했다. 팬더믹 이후에는 미국과 유럽, 한국의 조립공장 자체가 영향을 받았다.
확진자의 본격적인 증가 이후 국가별로 이동제한과 집합금지 명령이 이어졌다. 사실상 자동차 산업은 그 자리에 멈춰버리고 말았다.
1일 관련업계와 유럽 자동차협회(ACEA), 미국 자동차협회(AAA) 등 각국의 자동차 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직격탄을 날린 코로나19여파는 지난 2분기에 집중적으로 영향을 미쳤고 이후 더디지만 서서히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팬더믹 상황이 수개월 동안 지속되며 각국이 국가 기반산업인 자동차 산업을 살리기 위해 경기부양책을 내놓았고 자동차 시장에 활성화 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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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을 위해 평택항에 대기중인 자동차. /사진=미디어펜 |
상반기 기준으로 유럽 자동차 업계의 피해가 가장 컸다. 유럽 현지는 물론, 미·중 무역분쟁 이후 중국에서 쏠쏠하게 재미를 보던 유럽차가 코로나19 충격을 가장 크게 받았다.
한국과 일본 메이커가 친환경차 전략을 꾸준히 추진해온 것과 달리, 한발 늦었던 전기차 전략도 이들의 발목을 잡았다.
유럽 자동차는 지난 1분기에 중국에서, 2분기에는 유럽에서 판매 부진을 겪었다. 상반기 유럽차의 글로벌 점유율은 전년 대비 1.4%포인트(p) 하락하며 유일하게 점유율을 빼앗겼다.
일본차는 전반적인 시장 위축기에도 중국과 유럽에서 선전했다. 특히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전기차 전략이 주효했다. 일본차의 글로벌 점유율은 전년 대비 0.7%p 상승했다.
미국차도 2분기 들어 빠르게 상승하며 1분기 부진을 상쇄했다. 점유율은 전년 대비 0.6%p 증가했다.
한국차도 선전했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시장 부진에 발목이 잡혔다. 중국 부진으로 최대 판매시장이 된 미국에서 시장 평균을 큰 폭으로 웃도는 판매를 보인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한국차의 글로벌 판매는 전년 대비 27.7% 줄었지만, 전체 시장 점유율은 작년보다 0.2%p 상승했다.
미국 차시장은 1분기 말과 2분기 초, 특히 3~5월 판매가 급락했다. 이 기간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5% 감소한 642만9000여 대에 그쳤다.
5월 중순 이후 점진적 경제활동 재개와 안정적 유가 등에 힘입어 감소폭을 축소한 게 다행이었다.
1월에 전년 대비 0.2% 하락했던 미국 자동차 판매는 2월 들어 8.4% 증가하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팬더믹이 선포된 이후인 3월(-37.9%)과 4월(-46.6%) 판매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시장의 저점은 4월이었다. 5월판매는 전년 대비 –29.5%를 보였고, 6월(-26.9%)에도 감소폭을 줄이며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다만 회복 속도는 더디게 이어지는 중이어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리적인 소비방어를 이끄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차시장이 23.5% 감소한 가운데 일본차는 26.1%나 판매가 줄었다. 그나마 한국차는 16.2% 감소세에 그쳐 선방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반기 유럽 자동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9.5%나 감소했다. 중국보다 더 큰 쇼크를 보였다.
전체 유럽 자동차 판매의 70%이상을 차지하는 서유럽 5개국 판매가 팬더믹 이후 6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했다. 국가별 이동제한이 5월까지 이어지면서 2분기 감소폭은 전기 대비 2배에 달했다.
1분기는 올해부터 대폭 강화된 EU 자동차 온실가스배출 규제 여파, 2분기 판매는 3월 중순부터 최대 5월까지 이어진 이동제한 등으로 52.2% 감소했다.
브랜드별 판매는 모두 감소했지만 시장 점유율은 일본, 한국계 자동차가 증가했다. 반면 미국차와 유럽 현지 차들은 시장 평균보다 부진이 더 컸다.
일본차(점유율 11.2%)와 한국차(점유율 6.9%)의 유럽 점유율이 각각 0.4%p와 0.3%p 상승했지만, 70.9% 수준의 유럽차 점유율은 전년 대비 0.8%p 하락했다.
중국 역시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한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승용차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0% 감소했다. 코로나19 쇼크가 2~3월에 집중돼 수요가 급격히 위축된 탓이다. 특히 1분기 판매가 전년 대비 45.7%나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를 일찌감치 받은 만큼, 회복도 일찍 시작했다.
놀랍게도 전세계에 대유행선언을 한 3월 중순부터 오히려 중국의 자동차 산업은 재기에 나섰다. 자동차 수요도 회복되어, 4월 이후로는 계속 증가세를 보였다. 2분기 판매는 오히려 전년 대비 1.5% 증가하면서 반전을 기록했다.
중국의 국가별 브랜드 판매 비중은 유럽과 일본차 판매가 늘어난 반면, 미국과 한국차는 이들에게 시장을 뺏겼다. 중국 토종 브랜드 판매도 줄었다.
점유율 기준 상반기 유럽차 점유율은 전년 24.6%에서 26.2%로 올랐다. 일본차도 22.1%에서 24.4%로 늘었다. 하지만 무역분쟁이 한창인 미국차 점유율은 전년 대비 0.2% 포인트 감소한 9.0%에 그쳤고, 지난해 4.7%를 기록했던 한국차의 점유율도 오히려 상반기에 4.2%로 더 줄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는 현지의 고급차 선호도가 뚜렷해지면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나아가 보급형 저가차 시장에서는 중국 토종 브랜드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현대‧기아차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코로나19 여파는 대체시장이 없다는 점에서 자동차산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이에 각국이 준비한 경기부양책으로 미래차로의 변화가 한층 빨라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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