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삼성전자가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2020년 하반기부터 지원할 연구 과제를 6일 발표했다.
이번에 선정된 과제는 기초과학 분야 15개, 소재 분야 7개, ICT 분야 9개 등 총 31개로 연구비 396억3000만원이 지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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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2020년 하반기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에 선정된 포스텍 서종철 교수(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서강대 유효빈 교수, 강원대 이지민 교수, 연세대 주철민 교수, 서울대 최명환 교수, KAIST 황보제민 교수 /사진=삼성전자 제공 |
삼성전자는 이번에 발표한 과제를 포함해 지금까지 기초과학 분야 216개, 소재 분야 206개, ICT 분야 212개 등 총 634개 과제에 8125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했다.
하반기 연구 과제는 생명과학·세포치료법·보행 로봇 제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정됐다.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수리과학 5건, 생명과학 4건, 화학 4건, 물리학 2건 등 총 15개 과제가 선정됐다.
특히, 생리·자연현상의 기초 원리를 규명하기 위해 기존 가설에 대한 새로운 해석 또는 방법론을 연구하는 과제가 다수 선정됐다.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최명환 교수는 사람이 음식물을 먹으면 어떻게 '맛'을 느끼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 현재 맛을 느끼는 현상에 대한 이론은 혀는 감각을 측정하는 등 단순한 센서로만 기능하고, 미각과 관련된 복잡한 정보처리는 모두 뇌에서 이뤄진다고 알려져 있다.
최 교수는 혀에서 미각에 대한 정보처리가 가능하다는 새로운 이론을 제안하고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연구는 미각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은 물론, 식품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텍 화학과 서종철 교수는 나노미터 크기의 용액 방울 안에서 일어나는 분자의 움직임을 직접 관찰할 예정이다. 나노미터 크기의 아주 작은 공간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은 비커와 같은 용기처럼 넓은 공간에서의 반응에 비해 빠르게 진행되거나 전혀 다른 물질을 생성하는 등 특이한 현상을 보인다.
그러나, 나노미터 크기의 용액 방울 안에서 어떤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아, 반응 생성물을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 교수는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해 나노미터 크기의 용액에서 분자의 움직임과 화학 반응을 관찰하는 기법을 확립하고 반응 메커니즘을 규명할 계획이다. 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화학 반응들의 모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재 분야에서는 세포치료법과 같은 의학 관련 분야 뿐만 아니라 첨단 기술을 이용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지 등 주력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에서 총 7개 과제를 지원한다.
강원대학교 분자생명과학과 이지민 교수는 유전자의 이상 변화를 인지하는 동시에 치료가 가능한 차세대 세포치료법 기술 개발에 나선다. 세포치료는 환자의 질병 세포를 채취해 정상 세포로 바꾼 후, 환자에게 재주입하는 방식으로 뇌졸중, 백혈병과 같은 난치성 질환을 해결하기 위한 치료법이다.
이 교수는 난임, 임신중독증 등 태반 형성에 문제가 생기는 사례에 집중해, 양·돼지 등 다른 종으로부터 추출한 외래 유전자를 도입하지 않는 차세대 세포치료법 기술 개발에 도전한다. 과제가 성공적으로 수행될 경우, 기존 세포치료법의 부작용으로 꼽혔던 암 발생 가능성 증가와 외래 유전자 도입에 따른 안전성 문제들을 최소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강대학교 물리학과 유효빈 교수는 강유전체의 특성을 지배하는 인자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강유전체는 메모리 집적도 한계를 돌파해 반도체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연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강유전체는 균일하지 않은 적층, 소자 구동시 물성 변화 등 실용화를 위해 해결해야 하는 기술적 난제가 많다.
유 교수는 오페란도 투과전자현미경 분석 등을 기반으로 소자 구동 중에 발생하는 빛의 간섭 무늬 변화를 측정해 강유전체의 구조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찰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구동 중인 반도체 소자 내에서 강유전체의 전기·구조적 모델을 제시해, 반도체 집적도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ICT 분야에서는 보행 로봇 제어 등 미래 핵심기술 연구 분야와 차세대 망막 질환 진단 장비 등 헬스케어 분야에서 총 9개 과제가 선정됐다.
KAIST 기계공학과 황보제민 교수는 4족 보행 로봇이 스스로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나선다. 4족 보행 로봇은 재해현장, 건설, 탐사 등 복잡하고 위험한 상황에서 인간을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그러나 현재 기술력으로는 평지에서 미리 설정해 둔 움직임만 구현 가능하다.
황보 교수는 움직임 제어와 경로 탐색을 동시에 학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해, 복잡하고 험난한 지형에서 스스로 경로를 찾아 갈 수 있는 4족 보행 로봇 기술 개발에 도전한다.
연세대학교 주철민 교수는 안구 질환을 높은 해상도로 빠르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나선다. 녹내장과 황반변성 등의 안구 질환은 실명의 주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나, 일반 검사 장비로는 망막 질환 신호를 조기에 정밀하게 측정할 수 없어 진단과 치료에 어려움이 있다.
주 교수는 높은 해상도의 편광 현미경과 영상 복원 알고리즘을 개발해 망막에 존재하는 다양한 세포를 3차원으로 영상화 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한다.
이 연구는 안구 질환 진단의 기존 기술 한계를 뛰어넘을 뿐만 아니라 인체 내 조직 구조, 세포 형태 측정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결과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과학기술 연구 분야 육성·지원을 목표로 삼성전자가 2013년부터 1조5000억원을 출연해 시행하고 있는 연구 지원 공익사업이다.
매년 상·하반기에 각각 기초과학, 소재, ICT 분야에서 지원할 과제를 선정하고, 1년에 한 번 실시하는 '지정테마 과제 공모'를 통해 국가적으로 필요한 미래기술 분야를 지정해 해당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또 연구 책임자가 연구 성과와 주요 이슈를 설명하고, 참석 연구자들과의 토론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애뉴얼 포럼', 연구 성과의 산업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R&D 교류회, 고품질의 IP출원을 지원하는 IP멘토링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CSR 비전 '함께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 아래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스마트공장, C랩 아웃사이드, 협력회사 상생펀드 등 상생 활동과 청소년 교육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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