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8일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 평화의 시작”이라면서 “그 목적지를 바꿀 수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화상으로 개최된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만찬 기조연설을 통해 “지난 2018년과 2019년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면서 “지금은 대화를 멈춘 채 호흡을 가다듬고 있지만 어렵게 이룬 진전과 성과를 되돌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서도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후 2주만에 한미 친선 단체 행사에서 종전선언을 다시 꺼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미 양국의 주요 인사와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원 및 후원기관이 참석한 자리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만이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진정으로 보답하는 길이다. 전쟁을 억제하는 것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평화를 만들고 제도화할 때 우리 동맹은 더욱 위대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양국이 협력하고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게 되길 희망한다. 한반도가 분단의 역사를 극복하고 화해와 번영의 시대로 전진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코리아소사이어티는 한미 간 정치‧경제‧문화‧예술 분야 교류 촉진을 위해 1957년 설립된 비영리단체(이사장 캐슬린 스티븐슨 전 주한대사)로 양국 국민간 유대관계 및 이해증진을 위한 사업들을 진행해왔다. 이번 만찬은 코리아소사이어티가 한미관계 발전을 위해 기여한 분들을 초청하는 연례행사이다.
이날 문 대통령의 연설은 사전 녹화된 것으로 6.25전쟁 참전용사를 대표해 올해 밴 플리트 상을 수상한 살바토르 스칼라토 뉴욕주 참전용사회 회장, 참전용사 찰스 랭겔 전 연방 하원의원, 대한상공회의소와 방탄소년단에게 축하인사를 전했다. 밴 플리트 상은 한미 우호관계 증진에 큰 업적을 세운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하는 상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구 반대편 이름도 생소한 나라에서 자유와 평화를 위해 함께 싸워준 친구들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며 참전용사들에 대한 각별한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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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9월 22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의 각국 정상급이 참여하는 ‘일반 토의’에서 10번째로 ‘포용성을 강화한 국제협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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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영화 기생충과 방탄소년단을 가리켜 “한국 문화가 아카데미와 빌보드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도 오랫동안 양국이 문화의 가치를 공유해온 결과”라면서 “우리의 동맹은 코로나 위기에서도 빛났다. 지금의 위기는 어느 한 국가의 힘만으로 이겨낼 수 없다. 한미동맹의 힘을 다시 한번 발휘할 때”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초기 코로나 발생국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미국은 한국 방역 대응을 신뢰하며 한국발 여행객의 입국 허용을 유지해줬다”면서 “한국은 지난 4월 국내 코로나 확산이 심각한 상황 속에서 진단키트를 미국에 최우선으로 제공했고, 참전용사들을 위한 50만장의 마스크를 포함해 250만장의 마스크를 우정의 마음으로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G7정상회의 참여를 요청해주셨다.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한국의 책임과 역할을 요구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한국은 이러한 요구에 부응할 것이다. 이제 한미동맹은 지역 차원을 넘어 글로벌 이슈에 협력하며 새롭게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적인 안보협력과 경제·사회·문화 협력을 넘어 감염병, 테러, 기후변화와 같은 초국경적 위기에 함께 대응하며 ‘포괄적 동맹’으로 그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양국이 코로나 위기 극복의 선두에 서고 더 굳건한 동맹으로 새롭게 도약해 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은 ‘평화는 의견을 조금씩 나누고, 바꿔가며, 장벽을 서서히 무너뜨리고, 조용히 새로운 구조를 세워가는, 일일, 주간, 월간 단위의 과정’이라고 했다”고 소개하면서 “한미 양국은 긴밀히 소통하고 조율하여 주변국과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조를 이끌어낼 것이다. 또 당사자인 북한과도 마음을 열고 소통하고 이해하며, 신뢰 구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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