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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소유 광화문 옆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전경./사진=연합뉴스 |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서울시가 문화공원 조성 방침을 의결한 대한항공 소유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둘러싼 국민권익위원회 중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러나 정작 땅 주인인 대한항공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서울시와 합의 계획이 없는 것으로 보여 진실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대한항공·서울시·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오는 12일까지 송현동 호텔 부지에 대해 각자 검토한 결과를 국민권익위에 제출키로 했다.
권익위는 대한항공·서울시·LH 3자가 제출한 내용을 종합 검토해 이달 중순 경 제4차 중재회의를 개최해 등 당사자 간 입장을 조율한다. 3차 중재회의는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말에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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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특별시 로고./사진=서울특별시 |
서울시 관계자는 "권익위 중재에 대한항공과 서울시 외에도 LH·한국산업은행 등 다른 관계 기관들도 성실히 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서울시가 LH에 '제3자 매입'의 중개역을 담당해달라고 제안해 이를 협의 중이며,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의 주채권자인 것에 기인한다.
서울시는 대한항공과의 직접 거래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대한항공이 LH에 땅을 팔고 나면 서울시가 LH로부터 이를 다시 넘겨받는 방식의 거래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 방안이 성사될 경우 LH는 중매 역할을 하게 되는 것으로.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제3자 매각', 서울시 입장에서는 '제3자 매입'이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하는 이유에 "대한항공이 올해 말까지 해당 토지를 팔아 내년 초까지 대금을 회수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공원화 강행만이 목표라면 강제 수용 절차를 밟겠으나 시는 현재 그럴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LH가 송현동 땅을 사들이면 이를 시 소유인 다른 부지와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넘겨받는 방안을 구상 중이며 적절한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LH 고위 관계자와 통화도 하고 대면해 '큰 틀에서 제3자 매각 방식으로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LH가 (조건이 맞으면 송현동 땅을) 매수할 생각이 있다는 점을 대한항공도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서울시가 LH에 제공할 시유지 후보와 관련해 "상당히 구체적으로 (후보지를) 찾아서 얘기하고 있다"며 "두달 전부터 후보지와 계약 방식에 관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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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중구 서소문동 소재 대한항공 빌딩 간판./사진=미디어펜 산업부 박규빈 기자 |
한편 대한항공은 불쾌감을 드러내면서도 끙끙 앓는 모습이다.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이 회사 사활과도 직결되는데 적정 시장가에 매각하지 못할 경우 구조조정 청사진에 얼룩이 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대한항공 관계자는 "권익위 조정 결과를 지켜보는 한편, 서울시와 기타 관계기관과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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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토지주택공사 로고./사진=한국토지주택공사 |
LH 역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LH는 지난 7일 오후 긴급 해명 자료를 내 "부지 매입 방식은 검토 수준의 단계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LH는 "서울시 발표에 따라 사업을 계획하고 있거나 합의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LH 관계자는 "서울시 관계자가 추석 연휴 전 이와 같은 제의를 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는 것은 다소 무리라고 판단해 대안을 찾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시가 갑자기 사업 방안이 확정된 것 마냥 발표해 곤혹스럽다"고 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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