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공, "꿀먹은 벙어리"…일반 이용자가 "100% 부담한 셈"
감면 통행료 해마다 증가…일반 이용자 부담 가중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경차 출·퇴근 차, 심야 화물차 등은 통행료를 50~20% 할인받는다.. 군이나 경찰 차, 구급차 등 공익활동 차량은 통행료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이 같은 고속도로 감면 통행료가 연간 2000억원을 훌쩍 넘고 있으나 통행료를 전액 지원해야 할 정부가 팔짱을 끼면서 결국 일반인이 이를 100% 부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감사원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고속도로 감면차량의 통행료가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4년 동안 모두 835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공은 올해 말까지 1조원이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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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도별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액 |
고속도로 감면 통행료는 차량이 공공성을 띄거나 출·퇴근 차량처럼 민원을 진정시킬 필요가 있을 때, 즉 정책적 판단에 따른 것이기에 정부가 도로공사에 전액 보전한다.
그러나 정부는 재정 부족 등 이런 저런 사유로 예산을 확보치 못하면서 연간 평균 2000억원이 넘는 통행료를 도로공사에 그대로 떠넘기는 실정이다.
결국 정부가 고속도로 감면차량 통행료를 도로공사에 전가하고 결국 일반 이용자가 이를 부담하는 셈인 것이다.
정부 보전 시 일반인 통행료 7% 가까이 인하 전망
특히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액은 2010년 1825억원, 2011년 1936억원, 2012년 2248억원, 2013년 2345억원으로 꾸준히 증가, 도로공사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키고 이는 결국 일반 이용자의 부담 가중으로 이어진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감사원은 최근 한국도로공사에 대한 감사에서 고속도로 일반 이용자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건설교통부에 대해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비용을 도로공사에 보전해주라고 조치했다.
감사원은 "한국도로공사는 통행료 수입(2013년 말 기준 3조3000억원)이 차입에 따른 원금과 이자 상환액(3조60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등 재무구조가 해마다 악화되고 있다"며 "국가 정책에 의한 통행료 감면액이 고속도로 이용자의 부담으로 전가될 뿐만 아니라 통행료 인상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정부가 정책판단에 따라 감면 통행료를 한국도로공사에 보전해 줄 경우 일반 고속도로 통행료가 6.98% 인하될 수 있다고 감사원은 분석했다.
현재 고속도로 감면 차량은 도시의 출·퇴근과 심야 화물차가 각각 20~50% 할인받는 데 이어 △경차와 장애인 차량 50% △국가유공자 차량 50~100% △군·경찰·소방 차량 100% 등의 감면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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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형별 최근 4년간 감면액 비중과 실제 내용 |
도로공사 관계자는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은 정부가 풀어나갈 일로서 공기업이 나서서 관철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낮췄다.
한편 감사원은 한국도로공사의 부채가 오는 2017년 31조원으로 지난해 26조원에서 5조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 정부 출자 비율 확대와 통행료 현실화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