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거목'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타계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전까지 '삼성호'의 방향타를 잡고 혁신을 주도했다. 그는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기술·인재·시스템을 적용하면서 삼성을 글로벌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삼성의 운명을 바꾼 '초격차 승부사' 이 회장의 발자취를 5회에 걸쳐 되돌아 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조한진 기자]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이룩한 ‘삼성 신화’의 새로운 장이 열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중신으로 ‘뉴삼성’이 새로운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고인이 와병 중이던 지난 6년 5개월여간 이 부회장은 사실상 삼성의 중심역할을 해왔다. 이 때문에 이 회장 타계 후 삼성이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앞으로 이 부회장이 느낄 무게감은 과거와 차원이 다를 것으로 보인다. 측정하기 어려울 만큼의 책임을 홀로 짊어져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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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11년 7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선진제품 비교전시회를 참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조만간 자신의 경영철할은 더 강하게 삼성에 이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정기 인사에서 호흡을 맞출 수 있는 미래형 인재의 발탁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회장이 글로벌 초일류기업으로 이끈 삼성은 이 부회장을 축으로 새로운 ‘초격차’를 준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코로나19라는 예측불허의 변수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경쟁자들을 압도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에 매진하고 있다.
우선 이 부회장이 지목한 미래 성장사업은 인공지능(AI)과 바이오, 5G, 전장이다. 여기에 시스템 반도체도 핵심 먹거리로 성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진두지휘하는 삼성의 미래사업은 점점 속도를 붙이는 모습이다. 세계적 AI 인력을 속속 영업하고, 5G 시장에서도 굵직한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바이오와 전장,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도 삼성의 지배력은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최근 코로나19를 뚫고 현장 경영에 매진하고 있는 이 부회장이 강조하는 부분은 ‘도전’과 ‘혁신’ ‘실력’이다. 현실에 안주해 머뭇거리면 혹독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면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최근 베트남 사업장을 방문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어떤 큰 변화가 닥치더라도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실력을 키우자”며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내야 한다”고 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글로벌 경영재과 삼성의 미래성장사업이 시너지를 확대할 경우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AI와 시스템반도체, 5G, 전장 등에서 이 부회장의 경영 전략과 인적 네트워크가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이유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삼성전자가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이 부회장 주도로 역량을 강화한 성장사업이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이유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내년에도 공격적 투자를 집행하면서 초격차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한동안 잠잠했던 인수합병(M&A)에도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으로 AI, 6G 등 미래 먹거리를 위한 M&A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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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21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위치한 삼성 복합단지를 찾아 스마트폰 생산공장 등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
이 부회장이 이끌어갈 삼성에 대한 재계의 기대는 크다. 이 회장의 빈소를 찾은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은 “(앞으로) 여러 가지 좋은 방향으로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이재용 부회장이) 잘 하리라 믿는다”고 했다.
이 회장의 고교 동창으로 오랜 시간 고인과 이 부회장을 옆에서 지켜본 김필규 KPK통상 회장은 이 부회장 시대의 삼성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영결식에서 “부친의 어깨너머로 배운 이건희 회장이 부친을 능가하는 업적을 이루었듯 이건희 회장의 어깨너머로 배운 이재용 부회장은 새로운 역사를 쓰며 삼성을 더욱 탄탄하게 키워나갈 것”이라고 믿음을 나타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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