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윤석열 검찰총장의 여론조사 지지도가 10%대 후반까지 급등하면서 여권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함께 3강 구도를 형성했다. 하지만 야권후보로 분류되는 윤 총장을 바라보는 제1야당 국민의힘은 착잡한 분위기다.
지난 2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발표한 10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 따르면, 윤 검찰총장은 6.7%p 상승한 17.2%를 기록, 최고치를 갱신했다. 이는 21.5%의 지지율로 공동 1위를 차지한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에 이은 3위다.
야권의 기성 정치인 중 5%를 넘긴 인물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윤 총장이 압도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것이다.
|
 |
|
▲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연합뉴스 |
정치권에서는 윤 총장의 반등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국정감사를 거치면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준 그를 향해 이른바 ‘윤석열 대망론’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존재하는 한편, 야권의 뚜렷한 차기 대권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윤 총장에게 쏠림 현상이 나오고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당분간 이낙연·이재명·윤석열의 3강 구도가 유지될 것이라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어 보인다.
착잡한 것은 국민의힘이다. 제1야당으로서 뚜렷한 대권후보를 내세우지 못하고 있는데다, 야권후보로 분류되는 윤 총장은 현재까지는 ‘국민의힘’이 아니다. 윤 총장을 범야권 주자로 키우면 국민적 관심도를 집중시켜 다른 야권주자들도 동반 상승을 일으킬 수도 있지만 현실은 오히려 윤 총장이 야권 지지층을 흡수하고 있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윤 총장의 선호도가 38.8%나 나온 반면, 홍준표 무소속 의원(9.2%)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6.7%)은 한자릿수 선호도에 그쳤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라면 윤 총장이 우리 당에 입당하는 게 아니라 그 반대를 고려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
 |
|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국민의힘 |
국민의힘을 더욱 난처하게 만드는 것은 윤 총장과의 관계다. 윤 총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문재인 정부 초기 적폐 수사 과정에서 사실상 선봉에 선 인물이다. 즉,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에서 ‘힘 없는’ 제1야당으로 추락하는 데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한 존재다.
당내 한 중진 의원은 “애초에 윤 총장과 우리 당은 함께 하기에는 너무 많은 관계가 얽혀 있다. 이것을 무시하고 단순 지지율만으로 우리 당에 받아들이기에는 쉽지 않다”면서 “당내에서 거론되는 대권주자들이 좀 더 분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민은 바로 중도층의 지지여부다. 윤 총장은 이번 여론조사에서 무당층에게 12.7%의 지지를 얻어 이재명 지사(16%)에 이은 2위를 기록했다. 이낙연 대표는 11.7%를 기록했다. 윤 총장이 국민의힘 후보로 나설 경우 무당층의 지지를 그대로 끌고간다는 것을 장담할 수 없다.
원내 관계자는 “검찰총장으로서의 윤석열과 국민의힘 후보로서의 윤석열이 주는 이미지는 국민에게 상당히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면서 “아직 마음을 결정하지 못한 중도층은 한층 더 민감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