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2020년 미국 대통령선거 개표가 3일(현지시간) 진행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부와 남부의 6대 경합주 중 애리조나를 제외한 5곳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펜실베이니아를 비롯해 ‘러스트 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 지역)로 불리는 북부 경합주에서 우편투표 집계가 늦어질 전망이어서 당장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미 대선은 538명의 선거인단 중 270명 이상을 확보하면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우리시간으로 4일 오후 2시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가 15개 주에서 승리해 209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개 주에서 승리해 118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 격전지인 플로리다에서 바이든 후보를 4.3%포인트 차이로 승리하는 등 여론조사와 달리 선전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CNN 등에 따르면, 남부 경합주인 ‘선 벨트’(Sun Belt) 가운데 96%까지 개표가 완료된 플로리다(선거인단 29명)에서 51.3%를 얻어 바이든 후보(47.8%)를 앞서며 승리가 확정적이다. 94%가 개표가 완료된 노스캐롤라이나(선거인단 16명)에서도 트럼프 대통령(50.1%)이 바이든 후보(48.7%)를 앞서고 있다.
다만 74% 개표 상황인 애리조나에서 바이든 후보가 53.2%를 득표해 45.5%를 확보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면서 승리가 확정적이다.
북부 경합주인 러스트 벨트를 살펴보면 현장투표 결과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10%포인트 차를 벌리며 앞서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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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대통령선거 후보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PG) 김민아 제작 일러스트./연합뉴스 |
56% 개표율 현재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20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56.4% 득표율로 바이든 후보(41.4%)를 이기고 있다. 75% 개표 현재 위스콘신(선거인단 10명)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51.9%를 얻어 바이든 후보(46.6%)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당초 여론조사에서 위스콘신은 바이든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던 곳이다. 53% 개표 현재 미시간(선거인단 16명)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54.3%로 바이든 후보(43.6%)를 크게 따돌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선도 압승은 없을 전망으로 러스트 벨트에서 두 후보가 접전을 벌인 끝에 당락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우편투표는 대개 민주당 지지자들이 더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다 유효로 인정되는 도착 일자도 늦어서 개표를 모두 완료하기까지 시간이 길어질 예정이다.
특히 펜실베이니아가 관건으로, 선거 당일까지의 우편소인이 찍힌 우편투표가 6일까지 도착하면 유효하다고 규정했다. 여기에 대선 당일 이전에 우편투표 개봉을 허용하지 않아 개표에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펜실베이니아에선 300만여 명이 우편투표를 신청해서 81%인 250만장 이상의 투표용지가 돌아왔다고 보도됐다.
현재 공화당측은 선거 당일까지 도착하는 우편투표만 유효성을 인정하라는 소송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연방대법원은 이를 선거 뒤에 심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펜실베이니아 개표가 박빙으로 나오면 3일 뒤에 도착하는 우편투표까지 개표해야 하고,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그 유효성이 결정되는 상황을 맞게 된다.
바이든 후보는 이런 사정을 감안해 이날 새벽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지지자들을 모아놓고 인내심을 갖고 결과를 기다리자고 당부했다. 그는 “느낌이 좋다”면서 “전례 없이 많은 사전투표와 우편투표로 인해 (개표에) 시간이 많이 걸릴 것임을 우리는 안다. 모든 표가 개표되기 전까지는 끝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직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바이든 후보의 연설은 이례적이었고, 이는 펜실베이니아의 개표 결과를 더 기다리지 않고 트럼프 후보가 일방적 승리 선언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이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도 즉각 트위터에 “나는 오늘 밤 성명을 발표할 것이다. 큰 승리!”라고 쓰고 승리 선언을 예고했다. 그는 “우리는 크게 이기고 있다. 하지만 그들(민주당)이 지금 선거를 훔치려 한다. 그렇게 하도록 놔두지 말아야 한다. 투표소가 문을 닫으면 투표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줄곧 선거일이 지난 뒤 도착하는 우편투표를 무효라고 주장하며 법적 소송을 경고해왔다. 따라서 우편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양 진영 간 충돌과 이에 따른 후폭풍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우편투표 개표에서도 바이든 후보의 득표율이 낮을 경우도 예상해볼 수 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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