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준비가 본격 궤도에 올랐다. 단순 광역자치단체장 2석을 넘어 이번 보궐선거는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와 제1야당의 운명을 건 중요한 선거가 될 전망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 안팎의 거센 비판에도 지난 2015년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정립한 당헌까지 고쳐가며 보궐선거 공천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는 차기 대권을 앞두고 주도권을 뺏길 수 없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게 정치권의 정설이다.
이 대표가 승부수를 던진 배경에는 ‘할 만 하다’는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서울시장의 경우 최근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도가 국민의힘에 뒤지기는 했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우상호·박주민 의원 등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대기 중이다. 인물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에 비하면 이미 한발 앞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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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더불어민주당 |
부산시장 역시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크게 뒤지지 않고, 지역의 현안을 해결한다면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4일 PK를 방문해 “앞으로 우리가 내놓은 후보자를 통해 시민들에게 보여드릴 정책과 비전을 잘 판단하고 심판할 것을 부탁드린다”면서 지역 최대 현안인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힘을 실었다.
이 대표가 선거에서 승리하면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당내 경쟁에서 크게 앞설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반대로 패한다면 치명상은 불가피하다. 당내 관계자는 “이 대표는 선거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거둬야만 대표직에서 자연스럽게 대권 주자로 옮겨갈 수 있다”며 “최소한 서울시장 선거는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공천을 결정하면서 말 그대로 ‘벼랑 끝’에 몰렸다.
민주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의 성추행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국민의힘에 유리한 판이 만들진 만큼 패배할 경우 당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당내 관계자는 “보궐선거 패배는 ‘죽어도 국민의힘은 안 찍겠다’라는 의미”라면서 “패배한다면 당의 간판을 내려야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부산시장 출마를 준비 중인 박형준 전 국회 사무총장도 최근 "국민의힘이 이번 재보궐선거마저 놓친다면 존폐와 존립의 문제가 다시 제기될 것"이라면서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많은 보수·중도층 입장에서는 굉장히 실망감을 표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도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당내 역할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자신의 행보를 두고 연일 당 안팎에서 불만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마이웨이’를 고수하고 있는 만큼 선거 결과는 고스란히 김 위원장이 떠안아야 할 몫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한 듯 김 위원장도 4일 "2022년에 정권을 되찾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하고 우연히 주어진 기회는 내년 4월 서울·부산 보궐선거다. 우리가 두 선거를 승리로 장식할 때만이 2022년에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며 "최소한 보궐선거까지 단합된 모습으로 참고 견뎌내는 것이 당을 위해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다시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김 위원장의 임기는 보궐선거를 마지막으로 끝나게 된다. 아마 선거에서 승리하더라도 임기를 연장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승리하면 이후 대권 가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겠지만, 패배한다면 사실상 당내에서 더 이상의 역할을 맡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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