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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그룹이 지주회사 한진칼과 계열사 대한항공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사진=연합뉴스·대한항공 커뮤니케이션실 |
[미디어펜=박규빈 기자]한진그룹이 지주회사 한진칼과 계열사 대한항공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항공업계 빅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산업은행은 오는 16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에 관해 공동 발표할 예정이다. 또 17일에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측에 인수 의향서를 낼 것으로 전해졌다. 두 회사가 합병하게 되면 연 매출 15조원, 보유 항공기 294대(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 포함)에 달하는 초대형 국적 항공사가 생겨나는 셈이다.
인수 방식으로는 '산업은행→한진칼→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으로의 자금이 흘러가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
이에 따르면 우선 한진칼이 산업은행에 제3자배정 차원에서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산업은행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지주회사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보유 지분 30.77%를 한진칼에 넘기게 된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대한항공은 한진칼에 대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해 한진칼에서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넘겨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곧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한진칼의 손자 회사로 편입된다는 것으로 지배 구조를 예상해볼 수 있게 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격도 관심사다. 당초 산은은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과정에서 2조5000억원 규모로 거래를 하고자 했다. 그러나 HDC현산 측이 장고를 거듭하자 이동걸 산은 회장이 1조원 할인 인수를 제시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가 최소 1조5000억원 가량 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그러나 현재 한진칼도, 대한항공도 현금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8월 14일자 한진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진칼이 현재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1266억7253만원이다. 대한항공도 같은 날 제출한 반기보고서상에는 현금과 현금성 자산 1조3485억3538만원으로 기록돼 있다.
두 회사 모두 합치면 현금과 현금성 자산이 1조4752억790만원 수준이다. 현금성 자산을 모두 매각하고 총액을 다 털어넣어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게다가 한진칼이 우선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인수한 후에 대한항공이 이를 되사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산은의 인수금융 지원 필요성에 대한 소요가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그룹이 최종적으로 대한항공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대한항공의 단기적인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 8월 14일 반기보고서 기준 항공기 리스료를 포함한 대한항공의 부채는 24조4558억원, 아시아나항공은 12조8405억원에 달한다. 총합 37조2963억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올해 1·2·3분기 총합 995억원 영업이익을 낸 데 반해 3분기 실적을 아직 발표하지 않은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상반기에만 931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한항공도 3분기에는 그나마 항공 화물 운송 덕분에 79억원 영업이익을 낸 만큼 아시아나항공 역시 수입이 감소했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국내 항공업계는 국토교통부의 운수권 배분에 따라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전세계적으로도 항공사 간 인수·합병을 거쳐 '규모의 경제'로 승부를 보는 만큼 이에 따른 중장기적 이익이 기대된다는 관측도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산은이 해외 사례를 적극 참조한 것으로 평가한다. 최근 영국 브리티시 에어웨이즈는 스페인 이베리아항공과, 에어프랑스는 네덜란드 KLM과 합병했다. 독일 루프트한자항공그룹은 오스트리아항공과 스위스국제항공을 인수했다.
비단 유럽 뿐만이 아니라 미국에서도 2000년대 들어 컨티넨탈항공·노스웨스트·TWA·US에어웨이즈 등이 파산하거나 각각 델타항공·유나이티드항공·아메리칸항공으로 합쳐진 바 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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