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도 연구개발비(R&D)와 설비투자를 대폭 늘리며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
산업 위기 속 미래를 위한 투자의 일환으로 빠른 태세전환을 위한 정의선 회장의 전략이다. 이런 3사의 누적 연구개발비 합산액은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미래산업을 위한 새로운 전기차 생산설비와 함께 모빌리티기업으로 전환을 위한 분야의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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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기아자동차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기아자동차 |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2조870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지난해보다 10% 늘어난 수치다. 현대차가 같은 기간 지출한 연구개발비는 2018년 1조6727억원, 2019년 1조8838억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도 3분기까지 각각 1조2407억원, 6950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전년 대비 지출액을 3~5% 늘렸다.
3사 모두 투자를 확대한 결과, 3분기까지의 누적 R&D비용 합산액은 4조227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조원대에 머물던 합산액이 처음으로 4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R&D 비용뿐 아니라 설비 투자도 확대했다. 현대차는 3분기까지 글로벌 사업장에서 총 2조4077억원을 시설과 설비투자에 투입했다. 지난해(2조398억원)보다 18% 증가한 수치다.
특히 제네시스 GV70 등의 신차 출시를 앞두고 생산 설비 보완이 필요한 한국에 1조5000억원 넘는 투자가 집중됐다.
현대모비스도 설비투자에 지난해 대비 49% 급증한 7126억원을 투입했다. 대표적으로 현대모비스는 9월 355억원을 들여 경기도 평택에 국내 세 번째 친환경차 핵심부품 공장을 착공한 바 있다. 이 공장은 내년 하반기부터 연간 15만대에 달하는 전기차 전용 모듈을 양산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 지속이 예상되고 있지만 3사의 투자 확대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기존과는 전혀다른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바탕의 양산차와 제네시스 전기차 등 내년부터 다양한 신차가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율주행 차량과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PAV(개인용 비행체), 로봇 등 미래 모빌리티 개발 작업도 속도를 내는 만큼 투자액은 지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우선, 현대차는 연말까지 총 3조9588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지난해 연간 투자액(3조6030억원)보다 10%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기아차도 올해 글로벌 사업장에서 총 1조6801억원을 신제품 개발과 공장 증설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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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기아자동차 남영연구소. /사진=현대차그룹 |
현대모비스는 올해 말까지 1조원에 달하는 금액(9650억 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할 예정이다. 5년 전과 비교하면 60% 증가한 투자액이다.
연구개발을 수행할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채용도 시행한다. 현대차는 △연료전지 △전동화 △배터리 △샤시 △바디 △자율주행 △전자제어 시스템 개발 등 연구개발본부 내 다양한 부문에서 세 자릿수 규모로 채용을 진행 중이다.
현대모비스도 연구개발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하반기 채용 전형을 밟고 있다. 이 회사의 연구개발 인력은 올해 처음으로 5000명을 넘어섰다.
현대차그룹은 "불확실성이 큰 코로나19 상황이지만 이후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같은 친환경차부터 미래 모빌리티인 UAM 등 미래 사업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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