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10만 항공업 근로자 보호 차원서 필수적"
"법원, 가처분 신청 관련 현명한 판단 당부…제2 한진해운 사태 막아야"
   
▲ 한진그룹 로고./사진=한진그룹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한진그룹은 23일 3자연합의 한진칼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한 보도자료를 내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국내 항공산업의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로 궤멸 위기에 직면한 국적 항공사들이 살아남기 위해 불가피하게 이뤄낸 산업 구조재편 과정의 일환"이라며 "이 같은 현실을 인식한 채권단 대표인 산업은행의 제안을 그룹이 받아들여 내린 대승적 결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는 더 이상 인수자가 없는 가운데 날로 악화되고 있다"며 "경영상태 부진에 코로나19라는 심각한 위기 상황이 겹쳐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한국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 M&A가 한 차례 무산된 후 한진그룹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제안했다. 이에 "한진칼은 대한항공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것이 회사의 장기적 성장과 발전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경영판단에 따라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 영업흑자를 냈다. 그러나 내년 이후 2조원 이상의 유동성 부족이 예상된다는 게 한진그룹 측 전언이다. 또 "코로나19 사태 아래에서 대한민국의 양대 항공사가 처한 심각한 위기 상황을 감안할 때 특단의 산업재편 조치 없이 살아남기 힘든 처지"라고 호소했다.

한진그룹은 "양사 및 협력업체 10만여명의 일자리가 달린 문제"라며 "항공산업 재편을 넘어 대한민국 항공업 근로자들의 생존이 달린 절박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아시아나항공을 포함, 자회사의 직원을 포용할 것이라 천명한 바 있다.

실제 대한항공은 IMF 시기를 비롯, 창업 이래 51년동안 단 한번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실행한 바 없다. 정부와 채권단에서도 여러 차례 고용 유지를 최우선 조건으로 내세웠다는 점도 곁들였다.

한진그룹은 "따라서 10만여명의 생존권이 달려 있는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항공산업 재편을 통해 일자리를 보전하려는 노력이 사적 이익 극대화를 위해 투자하는 '외부 투기세력'의 주장에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맞서는 상태다.

또 "산업은행에 대한 한진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상법·자본시장법 등 '경영상 목적'에 부합하는 적법한 절차"라면서도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에서 불가피한 면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 역시 경영권 분쟁 상황이라도 경영상 필요가 인정되는 경우 정관이 정한 범위 내에서의 제3자 배정 신주발행은 적법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는 게 한진그룹 측 입장이다.

이 외에도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경우 현재 주요 주주들이 추가적인 인수 능력을 갖췄는지 의문"이라며 "실권주 인수의 경우 가치 대비 주가가 과하게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긴급한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최소 2~3개월 소요되는 주주배정 방식은 적합하지 않다"며 "KCGI는 국가기간산업 존폐를 흔드는 무책임한 행태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KCGI는 자신들의 돈은 한푼도 들이지 않고 투자자들의 돈으로 사적 이익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사모펀드'일 뿐"이라며 "소수 투자자들의 사익추구가 목적인 집단이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의 존폐와 10만여명의 일자리가 걸려 있는 중요한 결정에 끼어들 여지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KCGI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는 점에서 이번 가처분 신청은 딴죽이며 아전인수격이라는 비판도 이어갔다. 자신들이 주주인 한진칼이 자회사인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지원하는 걸 반대한다는 의미는 결국 회사의 이익과 발전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자신들의 사익만을 위한다는걸 방증한다는 게 그룹 관계자 전언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회사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진정한 의미의 주주라면 이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가지고 올 장기적 효과를 감안해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마땅하다"며 "하지만 이와 같은 공감 없이 단기적인 시세차익에만 집착하는 KCGI는 투기 세력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한진그룹은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린다"며 "제2의 한진해운 사태가 항공업계에서 일어나지 않기 바란다"고 사법당국에 요청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