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사업자 강제할 구체적 법안 없어... 실효성 낮아
[미디어펜=오은진 기자]일명 '넷플릭스법'이 오는 10일부터 시행되는 가운데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기업들의 숨통만 죄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법이 트래픽·이용자 등 기준을 적용하지만 형평성이 맞지 않고, 외국 사업자에 대한 법적 구속력도 약해 사실상 국내 기업에만 엄한 규제가 될 수 있다는 관련 업체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넷플릭스법은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콘텐츠 사업자(CP)에게 통신서비스 품질 유지 의무를 부과한 법이다. 

해당 사업자들은 트래픽 집중 방지를 위해 기술적 조치를 취해야 하며,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경우 통신사에 사전 통지를 해야 한다. 적용 기준은 △전년도 말 3개월간의 하루 평균 국내 이용자 수와 트래픽 양이 각각 100만명 이상이면서 △전체 국내 트래픽 양의 1% 이상인 사업자다. 

구글·넷플릭스·페이스북·네이버·카카오 등이 이에 해당한다. 위반할 경우 시정명령을 받아 이행하거나 과태료 2000만원을 내야한다.

   
▲ 네이버와 카카오 로고


넷플릭스법에 대해 국내 인터넷 업계는 의무 부과 적용 기준을 납득할 수 없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국내 관련 업계는 트래픽 양이 국내 총량의 1%에 해당하는지 정확히 확인할 방법도 없을 뿐만 아니라 구글·넷플릭스·페이스북의 트래픽은 32.5%에 달하지만 네이버와 카카오의 합산 점유율은 3.3%에 불과하기 때문에 1%를 기준으로 같은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사업자와 거의 10배 가까운 점유율 차이가 나는데 1%를 기준으로 동일한 의무를 갖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법적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시행될 넷플릭스법이 해외 사업자에게 어느 정도의 법적 구속력을 가질지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장 넷플릭스법이 마련돼도 해외 사업자를 강제로 규제할 구체적 법안이 나와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법안이 시행돼도 해외 사업자에게 큰 변화가 생기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시행될 넷플릭스법은 해외 사업자에게 강제할 구체적 방안이 없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이 역차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게 국내 관련 업계의 전망이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보다 공정한 트래픽 측정을 위한 관련 절차를 마련하겠다고 밝히며 "트래픽 측정 방법을 사업자들에게 설명했고 사후 검증 절차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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