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경쟁 당국 승인 무리 없이 얻어낼 것…독과점 아니다"
"통합 LCC엔 대한항공과 무관한 경영진 들어가…경쟁하게 될 것"
"대한항공 원 브랜드로 남고 증권사들 유증 호응도 높아"
"송현동 부지 갈등, 올해 가기 전 원만한 결론 도출…HIC 매각 추진"
"내년 공급, 2019년 35% 수준…기 채용자, 당국과 협의해 2021년 입사 조치"
   
▲ 2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 나와 사전 질문에 답변하는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사진=대한항공 뉴스룸 유튜브(KoreanAir Newsroom) 캡처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과 항공 정비사업부 통합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2일 유튜브 생중계를 통한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개최해 총 20개에 달하는 사전 질문지에 답변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여러 의견이 많으나 시간적 여유가 없어 다 듣기 못했음을 널리 이해해달라"고 운을 뗐다.

KCGI의 가처분 신청이 기각됨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탄력이 붙었다는 평가가 나오며 아시아나항공 인수위원회 구성은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대한 질문이 가장 먼저 나왔다.

우 사장은 "인수위 구성원 수 등 구체적인 사항은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재무·자재·법무 등 대한항공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며 회계법인과 법무법인도 함께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실사와 통합(PMI) 일정과 관련, 우 사장은 "3월 17일까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계획안을 작성하게 돼 있다"며 "3개월 가량 집중 실사를 통해 관련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언급했다. 또한 "아시아나항공과 나머지 회사들에 대해서도 동시에 실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비용 구조·계약 관계 등 특정 부분이 아닌 전반에 걸쳐 하게 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한 몸을 이루기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신고 절차를 넘어야 한다. 신고 신청 시기와 독과점 우려, 외국 경쟁 당국의 승인 역시 대한항공이 뚫어야 할 과제다.

이에 우 사장은 "시간적 여유가 없지만 전세계 경쟁 당국에 내년 1월 14일까지 기업결합신고서를 낼 것이며, 전담 법무법인을 국내외에 선임했다"며 "대한항공 내에서도 관련 팀을 구성해 준비 과정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M&A 일러스트./사진=연합뉴스


독과점 이슈와 관련, 그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항공사의 인천국제공항 슬롯 점유율은 여객기 기준 38.5%, 화물기 포함 40% 수준"이라며 "지방 공항까지 포함하면 더욱 낮아진다"고 답변했다. 우 사장은 "한국 시장에서 일부 장거리 노선을 제외하면 독과점 발생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된다"고 첨언했다.

또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있다지만 이 역시 별도로 운영되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당국의 M&A 승인 거절과 관련해선 "한국에서만큼 시장 점유율이 높은 노선이 없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외국 항공사들의 M&A도 무수히 있어왔듯 무리 없이 승인을 얻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합 이후 브랜드 변경 여부 질의에 우 사장은 "제3의 브랜드를 만드는 등의 방안은 투자 비용상 부적절하다"며 "기존 브랜드 하나만 남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미사용 브랜드 활용 방안은 통합이 완료되기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으므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브랜드는 대한항공이 소유하되 활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대한항공으로 브랜드가 통합된다"고 부연했다.

대한항공은 한국산업은행과 체결한 협약과 이에 따른 제반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

이와 관련, 우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금·영구채 인수·중도금 지불과 이를 위한 대한항공의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증자 목적 정관 변경에 관한 주주총회 개최 등 인수 절차를 충실히 밟아갈 것"이라며 "유상증자에 대해선 증권사들의 호응도가 높아 산업은행에 관련 내용을 낸 상태"라고 했다.

아울러 산은과 △재무구조 개선 목적 협의체 운영 △통합 계획 이행방안 △윤리경영위원회·경영평가위원회 구성 등 계약된 조건들을 충실히 이행할 방침이라는 게 우 사장 설명이다.

노동조합과의 소통 계획에 대해 그는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건 이동걸 산은 회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누차 이야기 해왔다"며 "이는 산은과의 계약서에도 확약돼 있고, 책임자들이 약속한 부분인 만큼 노조도 믿어줄 것이라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덧붙여 "창사 이래 단 한번도 인위적 구조조정을 시행한 바 없다"며 "당사 노조와는 상시 대화 중이며, 아시아나항공 노조와는 아직 실사 전인만큼 필요한 경우 산은과 아시아나항공 경영진과 어떻게 소통하는 게 가장 좋은지 논의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상증자를 하기 위해서는 임시 주총에서 발행 주식 총수 한대를 확대하는 정관 변경안이 통과돼야 한다. 주식 수가 늘어나면 가치가 떨어져 가격 또한 하락하기 마련이다.

주주 설득 방안과 관련, 우 사장은 "내년 1월 6일 정관 변경을 위한 주총을 개최한다"며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이 대한민국 항공산업을 살릴 길이라는 점을 주주들이 이해하리라 믿으며 차질 없이 진행토록 하겠다"고 피력했다. 또 "앞서 언급한 2조5000억원에 달하는 유증에 대한 증권사들의 참여율이 매우 좋았던 점을 참고하면 주총에서 좋은 결과가 도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시아나항공 또한 임시 주총을 열어 균등 무상감자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우사장은 "이번 인수가 아시아나항공 주주들에게도 좋은 일이라 결의안이 통과되지 않을 가능성이 없을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 유동성 문제는 영구채 인수 등으로 해결 가능할 것"으로 관측했다.

   
▲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여객기·화물기에 수출 화물이 실리는 모습./사진=각 사


이동걸 산은 회장은 최근 양대 항공사 통합으로 연간 3000억원에 달하는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우기홍 사장은 "항공사 경영인으로서 노력한다면 이 회장이 언급한 것 이상으로 시너지 효과를 볼 것"이라며 "여객·화물 환승수요 기대, 해외 시장에서의 여객·화물 판매 강화, 항공기 가동률과 탑승률, 화물 증대로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다"고 설파했다.

대한항공의 연 평균 금융비용은 4500억원 수준이고, 아시아나항공은 60~70% 된다는 게 우 사장 전언이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은 낮은 신용 등급 탓에 항공기 임차료가 상당한데 구매로 전환해 통합 항공사의 높아진 신용도를 바탕으로 항공기 운용 구조를 바꾸면 비용 절감을 예상할 수 있다"며 "정비 비용·조업 비용·IT 비용 등 시설 운영비는 규모의 경제를 이용하면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첨언했다.

인적 구조조정 없이 통합이 어떻게 가능하냐는 질문도 있었다. 우 사장은 "본부(HQ) 2000여명을 포함해 양사 인력은 2만8000여명인데 전원 필요하다"며 "양 사 정년 퇴직과 자발적 사직자 등 자연감소인력은 연간 1000여명인데, 부서 이동 등을 이용해 충분히 흡수가 가능하다"는 설명을 내놨다.

통합 LCC 운영 방안에 대해 우 사장은 "통합 대한항공과 완전히 다른 경영진이 들어가며 통합 과정에서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M&A와 같은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여기에 대해서도 그는 "스케줄 다양화, 규모의 경제를 통한 이익 증대 등이 기대되며, 외항사와 경쟁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부산 내 통합 LCC 본사 유치와 관련, 우 사장은 "특정 지역이 아니라 인천도 동시에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며 "지방공항에도 에어부산을 통해 적극 운영함으로써 균형감 있게 일 처리를 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 대한항공 격납고 내 헬멧과 주기 중인 항공기./사진=대한항공 유튜브 영상 "우리는 '대한항공'입니다" 캡처


최근 정부 당국은 대한항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KAEMS 등 항공 정비(MRO) 사업부 통합 계획안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우 사장은 "통합 FSC와 LCC가 생겨나면 물량이 많아져 현 정비 조직 활용을 잘 하면 충분히 비용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고려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3자연합의 정식 소송 가능성과 대응책에 관해서는 한진칼이 적절히 대처할 것이라는 답변이 나왔다.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로 편입될 경우 유동성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과 기간산업안정기금 추가 확보 계획도 있느냐는 질의가 나오자 우 사장은 "아시아나항공에 1조8000억원이 들어가는데, 1조5000억원은 자본 투입으로, 3000억원은 영구채 인수로 진행되는데, 이 경우 상대 회사의 유동성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우 사장은 "자세한 내용은 실사를 통해 2021년 이후 자금 소요를 파악하고 산은과 기안기금 필요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 서울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소유 호텔 부지./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은 서울시와 송현동 호텔 부지 처리 방안을 두고 첨예한 대립 관계를 이루고 있다. 자구안의 핵심이 어그러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우기홍 사장은 "국민권익위원회·서울시·LH와 긴밀히 협의 중이며, 올해가 가기 전에 원만한 결론을 도출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소재 윌셔그랜드센터 야경./사진=윌셔그랜드센터

대한항공은 개장 이래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한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 소재 호텔 윌셔그랜드센터를 자회사 한진인터내셔널(HIC)를 통해 보유 중이다. 경영난이 심각한 만큼 HIC 지분을 매각해야 하나 협의가 중단된 상태다.

이에 우 사장은 "미국 LA 코로나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미주 전지역의 호텔 자산가격은 내린 상황"이라며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에 더해 "이달 말이 오기 전에 윌셔그랜드센터 자체적으로 리파이낸싱을 해 대여금을 갚을 것"이라며 "금융과 관련해서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 매각이 가능해지도록 노력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내년도 사업계획과 전망에 대해 우 사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 됨에 따른 전략을 세웠다"며 "2021년에는 2019년 대비 연 평균 35% 수준의 공급을 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중에는 상당수 항공사들도 화물 공급을 늘리겠다고 공언한 만큼 올해 수준의 항공화물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사업계획을 구상 중이라는 말도 잇따랐다.

마지막으로 채용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직원 50% 이상이 휴업해 고용유지지원금을 정부에 신청했는데 이 경우에는 신규 채용이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다"고 사정을 이야기 했다.

그러면서도 우 사장은 "우리는 작년 입사 확정자에 대해서는 고용노동부와 협의해 2021년 초에는 입사를 확정지었다"며 "신규 인력 채용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상황의 차도를 지켜보며 결정할 것"이라며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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