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과오 대해 사과할 것" vs 주호영 "낙인 찍을 필요 있나"
당내에서도 "일방적 강행" vs "과거와 결별"로 각각 의견 엇갈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대국민사과 의사를 밝힌 가운데, 주호영 원내대표가 반대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3법 이후 또다시 ‘투톱’ 간 균열 양상이 연출된 것이다.

7일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비공개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오늘 9일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과오에 대해 사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9일은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지 4년째 되는 날이다.

김 위원장은 당내 반발에 대해서도 “사과를 못하게 하면 내가 여기 왜 있느냐”고 거듭 사과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이에 주 원내대표는 “선거를 앞두고 우리 당이 낙인을 찍을 필요 있느냐, 그런 의견도 있다”면서 당내 반대 의견을 전했다. 직접적인 언급 대신 당내 반발 의견을 전달하는 쪽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이다.

김 위원장이 “선거에 영향 있다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안 본다”고 못을 박은 뒤 더 이상의 논의는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반발 기류에도 대국민사과를 강행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 종료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반대 의견은) 나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그러나 거기에 크게 구애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 “내가 판단하는 대로 할 테니까 그것에 대해 더 이상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의원들의 의견을 모으지 않은 일방적인 강행이라는 반대 의견이 있는 반면, 과거와 결별하고 친박 태극기 이미지를 벗어야 한다는 찬성 의견이 부딪혔다.

장제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 위원장이 당내 최다선 의원을 비롯한 많은 의원들과 당원들이 반대하는 당의 과거에 대한 사과를 강행하려고 한다"며 "절차적 정당성도, 사과 주체의 정통성도 확보하지 못한 명백한 월권"이라고 주장했다.

서병수 의원도 전날 "지금은 우파 전체를 적폐로 몰고 행정·입법·사법을 장악해 독재를 꿈꾸는 무도한 좌파 586 세력을 단죄하기 위해 당 내외의 세력들을 한데 모으고, 당을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일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다음 저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덮어씌운 온갖 억지와 모함을 걷어내고 정상적인 법과 원칙에 따른 재평가 후에 공과를 논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전직 대통령의 잘못에 대한 공식적, 공개적 사과는 국민의힘이 반드시 건너야 할 강"이라며 "명백한 개인 비리 대통령과 정치적, 사법적으로 탄핵 확정된 전직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으로서 당당하고 단호하게 공개사과와 함께 잘못된 과거와 분명하게 결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