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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왼쪽), 임상민 대상 전무(오른쪽)/사진=각 사 제공 |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식품업계에 ‘3세 경영권’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일찌감치 후계 구도를 굳힌 기업이 있는가 하면, 내우외환으로 승계 작업에 골머리를 앓는 곳도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대부분의 오너 3세들이 실적을 인정받아 승진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8일 박문덕 회장의 장남 박태영 부사장과 차남 박재홍 전무를 각각 사장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박태영 신임 사장은 지난해 테라와 진로의 시장 안착을 진두지휘 해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다.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박재홍 전무는 2016년 소주 세계화 선언 이후, 현재 80여 개국에 참이슬 등 제품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농심 신춘호 회장은 슬하에 신동원 농심 부회장,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 세 아들이 있다.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보수적인 기업임을 고려할 때 신동원 부회장의 장남인 신상렬씨를 중심으로 승계 구도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신상렬씨는 아직 평사원이라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씨는 미국 컬럼비아 대학을 졸업한 뒤 외국계 회사에서 잠시 근무한 뒤 2019년부터 농심 경영기획팀 평사원으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대상그룹은 지난 3월 임창욱 명예회장의 차녀인 ‘오너 3세’ 임상민 전략담당 전무를 핵심 계열사인 대상 등기이사에 선임했다.
승계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인 곳들과 달리 마음이 급한 기업들도 있다.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의 아들 전병우 삼양식품 이사는 1994년생으로 올해 27세다.
전 씨는 식품업계 오너일가 가운데 최연소 이사다.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졸업 후 외부에서 근무하며 경험을 쌓고 올 예정이었지만, 전인장 회장이 지난해 1월 구속되면서 ‘오너 부재’가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우려에 입사를 앞당겼다. 당시 전병우 부장의 어머니인 김정수 사장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대법원으로부터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김정수 사장이 지난 10월 총괄사장으로 복귀해 경영을 맡고 있기는 하지만, 전 부장의 나이가 젊은 만큼 최대한 빨리 국내 사정을 익히도록 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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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그룹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왼쪽), SPC그룹 차남 허희수 전 부사장(오른쪽)/사진=각 사 제공 |
CJ그룹과 SPC그룹은 3세 경영수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은 지난해 9월 마약 밀수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연말 정기 임원인사 명단에서도 빠졌다. 누나인 이경후 CJ ENM 상무는 부사장 대우로 승진했다.
SPC그룹 허영인 회장의 차남 허희수 전 부사장은 2018년 액상대마를 밀수해 흡연한 혐의로 구속됐다.
허영인 회장이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지 않았던 만큼, 장남 허진수 부사장과 차남 허희수 전 부사장은 후계자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여왔다. 허 전 부사장이 마약법 위반으로 구속되면서 SPC그룹은 그를 경영에서 영구 배제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허 전 부사장은 쉐이크쉑 버거 국내 도입을 주도하고, SPC삼립 영업마케팅을 총괄하면서 ‘하인즈케첩’으로 잘 알려진 미국 크래프트 하인즈와 독점계약까지 이끌어 내는 등 혁혁한 공을 세웠다. 업계에서는 허 전 부사장의 복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CJ그룹의 경우 이번 인사에서 이선호 부장 복귀를 두고 마지막까지 고민하느라 발표 시기가 늦어진 것으로 안다”며 “SPC 허 전 부사장도 2년이 지난 아직까지 복귀하지 않고 있는데 여론 눈치를 살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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