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생후 16개월 된 정인이는 입양 271일 만에 하늘의 별이 됐다. 짧은 삶의 절반은 양부모의 학대로 피멍이 들어야했다.
지난 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정인이의 사망 사건을 분석했다. 생후 7개월 무렵 양부모에게 입양된 아이는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지난 해 10월 13일 숨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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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제공 |
사망 당시 정인이는 찢어진 장기에서 발생한 출혈로 복부 전체가 피로 가득 차 있었다. 갈비뼈 하나가 두 번 이상 부러진 증거도 포착됐다.
당시 응급실에서 정인이를 본 남궁인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배에 가득찬 회색 음영이 다 피다. 그리고 이게 다 골절"이라며 "나아가는 상처, 막 생긴 상처, 이 정도면 교과서에 실릴 정도의 아동 학대"라고 진단했다.
정인이는 이미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도착했다. 의료진의 긴급 조치 끝에 잠시 회복되기도 했으나 세 번째 심정지 끝에 사망했다. 정인이의 사망 원인은 이미 찢어져 있던 장기가 당일에 한 번 더 충격을 받아 장간막 파열이 왔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양모는 병원에서 무릎을 꿇고 울면서 "우리 아이가 죽으면 어떡하냐"고 소리내 울었다고 전해졌다. 남궁인 전문의는 "학대고 살인이란 걸 다 아는데 부모가 너무 슬퍼하니까 '진짜 악마구나' 생각한 의료진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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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인아 미안해' 캠페인이 진행 중인 SNS(왼쪽)와 비판글이 올라온 양천경찰서 홈페이지 게시판. /사진=인스타그램, 양천경찰서 홈페이지 캡처 |
정인이의 사망 원인이 양부모의 학대 때문이라는 게 명확해지자 누리꾼들은 양부모에 대한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세 차례나 있었음에도 안일한 대처로 아이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양천경찰서에도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3일 서울양천경찰서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분노한 누리꾼들의 글이 폭주하고 있다. 게시판에는 '정인이 사건 담당자를 처벌하라', '반드시 책임 물어야', '방관한 경찰도 공범' 등 게시글이 속속 올라왔다.
이와 함께 온라인에서는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가 정인이를 추모하고자 제안한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정인아 미안해' 등 글귀를 A4용지에 써 인증 사진을 올리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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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
전날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에서 진행자 김상중은 "같은 어른이어서, 지켜주지 못해서, 너무 늦게 알아서, 정인아. 미안해"라고 사과했다. 또 캠페인 일환으로 A4용지에 '정인아 미안해. 우리가 바꿀게'라는 글귀를 공개했다.
이날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정인아 미안해'라는 글귀가 상위권에 랭크됐다. 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인이의 양부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달란 내용의 청원이 게재돼 답변 기준인 20만 명 동의를 넘긴 23만 명으로 마감됐다.
한편, 검찰은 양모 장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기소했고, 재판은 오는 13일 열린다.
[미디어펜=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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