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사·외교 당국 “선원들 모두 안전”
최종건 1차관 예정대로 10일 이란 방문
[미디어펜=김소정 기자]한국 국민 5명이 타고 있던 한국 국적 선박인 화학운반선 ‘한국케미호’가 이란 정부에 의해 억류된 가운데 정부가 고경석 아프리카중동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교섭대표단을 이란 현지에 급파한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담당 지역 국장을 실무반장으로 하는 실무대표단을 이란 현지에 급파해 이란 측과 양자 교섭을 통해 이 문제의 현지 해결을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4일 오후 호르무즈 해협의 오만 인근 해역에서 항해 중이던 우리 국적 선박 1척이 이란 당국의 조사 요청에 따라 이란 해역으로 이동하였음을 확인했다. 선박에는 한국 국민 5명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인 등 총 20명이 선원이 탑승해 있었다.

최 대변인은 이날 “현재 동 선박이 이란 반다르아바스 항에 입항한 것으로 추정 중”이라면서 “이란과의 외교적 소통을 통해 이분들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란 외교부 고위 당국자와 주한 이란대사는 선원들의 안전 문제에 대해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언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 외교부./사진=연합뉴스
그동안 외교부와 현지 재외공관은 한국 국적 선박 억류 사건을 인지한 즉시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와 현장 지휘반을 가동하고, 관계기관 대책회의 및 부내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이날에도 오후 1시30분부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직접 대책본부회의를 주재했다. 또한 이날 오후 고경석 국장이 사이드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항의하고 조속한 억류 해제를 요청했다.

외교부와 주이란대사관은 우리 선박 억류 관련 상세 상황 파악과 함께 선원 안전을 확인하고 선박 조기 억류 해제를 요청했다. 군 역시 인근에 있던 청해부대 33진 최영함을 호르무즈해협으로 급파해 상황 대응 중이다.

최 대변인은 “그동안 외교당국간 접촉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조속한 사태 해결과 우리국민 보호 요청 등 동 선박의 억류 해제와 우리국민 전원의 무사 귀환을 위한 다각도의 대응 노력을 경주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유관기관 협조 하에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한편, 필요에 따라 법적 문제도 검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란 뿐 아니라 관련된 국제사회와도 소통하면서 해결 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이란은 한국 선박 억류 이유로 해양 오염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 동결된 원유수출대금 지불을 압박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또 일각에서는 미국 행정부 교체 시기에 이란 핵협상 복원과 제재 완화를 목표로 이란의 대미 협상력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외교부는 이번 억류 사건과 상관없이 이미 예정돼 있던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의 이란 방문을 추진하기로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최 차관은 오는 10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다.

최 대변인은 “(최 차관이) 이란을 방문하게 되면 한국과 이란 간 공동 관심사에 대해 폭 넓은 협의가 있을 것”이라면서 “최근 발생한 선박 억류 문제와 관련해서도 당연히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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