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올해 경영키워드는 '디지털 전환'과 '플랫폼 강화'로 요약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언택트 문화의 확산 속에 네이버나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로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디지털 전환을 통한 플랫폼 강화'로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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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사진=각 사 제공 |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8일 진행된 '2021 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금융회사의 핵심가치를 유지하되 완전한 디지털 조직, 금융플랫폼으로 변모할 것을 주문했다. 기존 금융사와 경쟁을 넘어 빅테크와의 경쟁이 불가피해지면서 금융플랫폼 혁신을 통한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넘버원' 금융플랫폼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데이터 기반의 고객, 상품, 채널을 혁신한 종합금융솔루션을 제공하고,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윤 회장은 "평생 금융파트너로 고객에게 가장 사랑받는 넘버원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모든 경영진들이 힘을 합쳐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결연한 자세로 끈덕지게 실행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4일 열린 '2021년 신한경영포럼'에서 고객을 원칙과 기준으로 '디지털 전환'에 입각해 그룹이 직면한 과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명료한 전략을 설계할 것을 강조했다.
업종을 막론하고 모든 기업이 디지털에 사활을 거는 상황에서 신한의 운명도 '디지털 전환'에 좌우될 것이란 게 조 회장의 판단이다. 이에 금융업의 경계를 뛰어넘는 개방성을 강조하며 핀테크·빅테크 등 기업과 협력하고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기업에 과감하게 투자할 방침이다. 또 디지털 인재 육성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전 그룹사에 '디지털 혁신에 동참해 줄 것'을 주문했다. 손 회장은 전날 열린 그룹 체제 전환 2주년을 맞아 열린 창립기념식 및 비전선포식에서 "그룹 체제 3년차에 진입하는 올해부터는 시장의 평가가 더욱 냉정해질 것"이라며 "디지털 혁신, 경영 효율성 제고, 시너지 극대화 등 그룹 차원의 미션에 전 그룹사들이 동참해 달라"고 했다.
한편 김정태 하나금융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플랫폼 금융'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플랫폼은 다수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만나는 시장과 같은 공간으로 연결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며 "플랫폼 사업자의 상품 공급자로 전락하기 전에 생활 플랫폼과 제휴해 고객들이 머물고 혜택을 누리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