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이제 경제학이 박정희에게 길을 물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포퓰리즘 민주주의가 극성을 부리면서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좋은 성과를 우대해야 할' 경제정책마저도 '성과를 무시하는' 평등주의 정책으로 전락하고 있다. 문제는 경제의 실패가 국가의 실패로 이어지면서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실패하는 경제정책을 회생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 해법을 새마을운동에서 찾아보자는 제언이 눈길을 끌고 있다.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을 상징하는 '한강의 기적'. 이를 이끈 박정희 대통령의 '새마을운동'을 경제학적으로 연구한 책이 발간됐다. 경제학자로서 새마을운동이 성공했던 원동력을 발전경제학 측면에서 분석해온 좌승희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의 '새마을운동 왜 노벨상 감인가'는 새마을운동을 경제학적 측면에서 저술한 책이다.
21세기 들어 노벨경제학상위원회는 한강의 기적을 이끈 새마을운동에 적용한 경제적차별화 원리와 연관된 '행동경제학' 분야의 대니얼 카너만 교수와 리처드 세일러 교수에게 각각 2002년, 2017년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여했다.
그리고 2019년 동 위원회는 정확하게 새마을운동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서로 다른 마을 군(群)에 제공된 차별적 인센티브가 어떻게 서로 다른 효과를 가져오는지에 대한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교수와 에스테르 뒤플로 교수 부부 그리고 마이클 크레머 교수 3인의 연구를 높게 평가하여 노벨경제학상을 수여했다.
저자는 그러나 이미 50년 전에 한강의 기적을 이끈 새마을운동에 비해 그 독창성이나 스케일, 이룬 성과 무엇으로도 비교 대상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이들 누구도 이론과 실제응용 측면에서 실험경제학의 효시인 새마을운동을 아직까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강의 기적의 원리가 보편적 경제발전 원리로서 손색이 없었음을 풀어내고 있다.
저자는 박정희 대통령이 이끈 한강의 기적의 철학적 기초가 바로 성과를 중요시하고 이에 따라 인센티브를 차별화하는 '시장의 원리'에 있었음을 강조한다. 새마을운동뿐만 아니라 산림녹화사업, 그리고 기업육성정책, 수출육성정책이나 중화학공업 육성정책 등 경제정책이나 인사관리 등 국정의 여러분야에 있어서도 같은 사상이 녹아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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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희 대통령의 새마을운동 지침서 친필 메모. |
박정희 시대의 '성과에 따른 경제적 차별화' 정책이 바로 당시 취약했던 시장 기능을 강화한 것이며 결과적으로 시장의 기능을 그대로 복제, 실천, 강화함으로써 자원 배분를 왜곡한 것이 아니라 효율을 더 증진했다고 해석한다. 그동안 백안시되었던 박정희 정부의 '보이는 손'이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과 전혀 다르지 않은 경제적 차별화 기능과 역할을 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이러한 새로운 해석에 따르면 박정희 시대의 경제정책 패러다임은 시장 원리에 반하거나 혹은 그것을 대체한 것이 아니라 그 원리를 충실히 따랐고 오히려 미진했던 시장 기능을 덕 강화하고 확대한 것이었으며 그랬기 때문에 한강의 기적이 가능했던 것이다.
'성과에 따른 경제적 차별화'는 성과는 인정 받았지만 주류 경제학에서 벗어난 이단적 정책이었다는 평가를 받아온 박정희 시대의 정책 패러다임이 경제학적으로는 전혀 이단이 아니라는 것이 증명됐다. 오히려 산업화를 추구하는 후진국은 물론 경제발전의 역동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성장정체에 빠진 선진국들이 유용하게 벤치마킹할 수 있는 모델로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논리적 가능성을 확인하게 된 셈이라고 강변한다.
오늘날 세계 많은 국가들은 정부의 대국민 지원정책의 지속가능성 결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복지정책이나 사회정책이 방만해져 정부의 재정에 심각한 압박이 되고 있어 이들 정책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새마을운동은 사회(개혁)정책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농촌발전을 유도하고 경제발전에 기여함으로써 사회정책이 경제발전정책 기능까지 수행하여 의식개혁과 동시에 소득 증대를 이루어 궁극적으로 정부의 재정부담까지 완화시킴으로써 사회정책의 지속가능성을 높인 획기적인 사례라 봤다. 다시말해 새마을운동은 사회개혁과 경제발전이라는 일석이조의 결과를 달성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세계 후진국들이 새마을운동 및 한강의 기적의 모델을 이해해 빈곤 퇴치는 물론이고, 장기 저성장과 분배 악화에 직면한 선진국들과 오늘날 저성장과 분배 악화에 빠진 한국 경제의 활력 회복과 나아가 북한 경제의 재건에도 길잡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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