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신년 기자회견서 "부동산대책 설 전에 발표할 것"
추미애-윤석열 갈등에 "민주주의 건강하게 발전" 강조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18일 헌정사상 최초로 온오프라인 기자회견을 가진 문재인 대통령은 쏟아지는 현안 질문에 시종일관 '국민 공감'과 '책임감'을 강조했다.

'위기에 강한 나라, 든든한 대한민국'이라고 쓰여진 청와대 춘추관 배경 앞에 앉은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직 대통령 사면과 부동산 안정화 대책 등 관심을 모은 현안에 대해 담담히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기자들과 방역사회, 정치경제, 외교안보 각 분야에서 다양한 질의응답을 나눴다.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전직 대통령 사면, 아직은…

첫 질문으로 나온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논란에 대해 문 대통령은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며 "두 분의 전임 대통령이 지금 수감돼있는 사실은 국가적으로 매우 불행한 사태다. 두 분 모두 연세가 많고, 더 건강이 좋지 않다는 말도 있어서 아주 걱정이 많이 된다"고 전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언젠가 적절한 시기가 되면 아마도 더 깊은 고민을 해야될 때가 올 것"이라며 "그에 대해서도 대전제는 국민들에게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국민들이 사면에 공감하지 않는다면 사면이 통합의 방안이 될 수 없다"며 "사면을 둘러싸고 또다시 극심한 국론 분열이 있다면 그것은 통합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국민통합을 해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임 대통령을 지지했던 국민들도 많이 있고, 그분들 가운데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서 매우 아파하거나 안타까워하시는 분들도 많으시리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국민들의 아픔까지도 다 아우르는, 그런 사면을 통해 국민통합을 이루자 라는 의견은 충분히 경청할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안정화, 특단대책 내놓을 것

두번째 질문인 부동산 급등 대책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이날 "부동산 공급에 있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려 한다. 설(2월 구정 연휴) 이전에 내놓을 것"이라며 '부동산 공급 확대'라는 국민 공감대에 방향을 맞추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수도권 특히 서울 시내에서 공공부분의 참여와 주도를 더욱 늘리고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절차를 크게 단축하는 방식으로 공공 재개발, 역세권 개발, 또 신규택지의 과감한 개발 등을 통해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을 뛰어넘는 공급을 특별하게 늘림으로서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을 일거에 해소하자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존의 절차라든지 이런 것을 뛰어넘는 획기적이고 과감한 창의적 대책이 필요하다"며 "주택 수요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서 정부는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공급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백신 접종 안전성에 자신감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부작용 우려가 나오자, 문 대통령은 "모든 백신은 부작용이 일부 있을 수 있다. 그런 경우에도 한국 정부가 전적으로 부작용에 대해서 책임을 지게 된다"며 "백신 안전성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안심해도 된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그 문제(부작용) 때문에 방역 당국이 백신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대단히 신중했다"며 "정부로서는 2차 임상 시험결과, 3차 임상 시험 결과 등을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도입 대상을 판단하지 않을 수 없었고 여러가지 위험을 분산하는 조치도 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날 "모든 백신은 아주 가벼운 통증으로 그치는 경우부터 보다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런 경우 정부가 전적으로 부작용에 대해서 책임을 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작용에 대해 정부로부터 보호받지 않고 개인이 피해를 일방적으로 입게 되는 일이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는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며 "일반의료기관에서 하는 백신접종조차 접종비를 건보와 국가재정이 분담함으로써 전부 무료로 접종하게 되고, 통상 범위를 넘어서는 부작용 일어나는 경우 정부가 충분히 보상하게 된다. 안심하고 백신접종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사진=연합뉴스

4차 재난지원금, 필요하면 선별로

코로나 상황에 따른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에 대해 문 대통령은 이날 "4차 재난지원금을 논의할 때가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4차 재난지원금 지급시 선별적 지급에 무게를 실었다.

문 대통령은 "재난지원금은 보편이냐, 선별이냐 그렇게 나눌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당시의 경제상황에 맞춰서 가장 적절한 방식을 선택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2차와 3차 재난지원금은 이제 주로 피해당하는 대상을 대체로 선별할 수 있게 됐고 행정 시간 소요도 줄어들었다는 자신도 생겨났다"며 "현재 3차 재난지원금으로 부족하면 그때 가서 4차 지원금 논의를 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금처럼 방역에 어려운 상황이 지속하고 계속해서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저는 4차 재난지원금도 당연히 그분들에게 더 두껍게 지원하는 선별지원의 형태가 너무 당연히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한해 소통 부족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한해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부족했다고 느끼신다면 앞으로 그 점에 대해서 보다 소통을 더 늘리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 방식으로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한 1년간 코로나 상황 때문에 기자회견 등 기자들과의 소통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것은 다 이해하리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반드시 기자회견 만이 국민들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장방문이 소통의 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또한 "저는 어느 대통령보다 현장방문을 많이 했다"며 "현장방문에서도 비록 작은 그룹의 국민이긴 하지만 서로 양방향 대화를 주고받는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추미애-윤석열 갈등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에 인사권자로서 움직이지 않았다는 말이 많았다. 대통령이 발언해 문제를 원만하게 풀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 질문에 "때로 갈등이 생긴다고 해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번 갈등은) 우리 민주주의가 건강하게 발전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총장 임기제가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총장은 파면이나 징계에 의한 방법으로만 책임을 물을 수 있게끔 제도가 마련되어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의 총장에 대한 징계에 대해 사법부가 집행정지 결정을 내리고 본안 소송 가서 판단하겠다는 것도 삼권분립이 제대로 이루어져 있고 대한민국 원리가 아주 건강하게 작동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문민통제를 하기 위한 갈등이 때때로 생길 수 있다"며 "이는 민주주의의 일반적인 과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문 대통령은 이날 외교 안보 분야에서 새로 출범하는 미국의 조 바이든 신 행정부의 북미 대화와 관련해 "싱가포르 선언에서 시작해 대화와 협상을 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바이든 신 행정부 출범으로 북미대화와 남북대화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며 "대화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룬 성과를 계승해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싱가포르 선언은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해서 매우 중요한 선언이었다"며 "원론적인 선언에 그치고 그 이후 보다 구체적인 합의로 나아가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싱가포르 선언에서 시작해서 대화와 협상 해나간다면 보다 속도 있게 대화를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문 대통령은 "북한이 핵무력 증강 등을 말한 것도 결국 비핵화와 평화 구축 회담이 타결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비핵화를 비롯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가 성공적으로 타결된다면 그런 부분도 다 함께 해결 될 문제"라고 언급했다.

4차 남북정상회담 성사될까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4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질문을 받자 "남은 시간 최선을 다해서 남북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면 꼭 해보고 싶은 일"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남북관계나 북미 대화 모두 큰 발전이 있었지만 더 나아가지 못한 것이 아쉽다. 집권 5년차이므로 남은 시간이 많지 않고 그렇다고 해서 서두를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남북정상회담은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언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면서 긍정적인 뜻을 피력했다.

이어 "비대면 방식도 꼭 화상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여러 비대면 방식으로 대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4차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비핵화, 남북협력, 북미대화 중 최우선으로 당부하고 싶은 것에 대해 "북미가 싱가포르 선언까지 합의 이뤘는데 그 이후 왜 하노이에서 성공을 못 거뒀는지 되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싱가포르 선언에서 북한과 미국은 서로 간에 필요한 약속을 주고받았다"고 답했다.

이어 "구체적 실천 과정이 중요한데 그 이행들이 하루아침에 한꺼번에 짠 하고 이뤄질 순 없는 것이므로 부득이 단계별 진행될 수밖에 없다"며 "서로간에 속도를 맞춰서 주고받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난날 트럼프 정부의 성공과 실패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으면서 바이든 정부가 북미대화에 나선다면 반드시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