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가 20일 법정에서 "우연히 몸 위에 밀착된 것은 맞지만 폭행하기 위해 누르거나 올라탄 사실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가 이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 차장검사의 첫 공판을 연 자리에서, 정 차장검사는 이같이 자신을 변호했다.

앞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을 수사하던 정 차장검사는 지난해 7월 한동훈 검사장의 스마트폰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한 검사장을 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기소됐다.

변호인과 함께 법정에 직접 출석한 정 차장검사는 이날 검찰 공소사실에 대해 "마치 제가 고의로 한 검사장의 몸 위에 올라탔다고 기재되어 있는데, 폭행하기 위해 누르거나 올라탄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정 차장검사는 "당시 상황에서 우연히 제가 한 검사장의 몸 위에 밀착된 것은 맞지만, 이는 휴대전화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중심을 잃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차장검사의 변호인은 이날 "피고인은 증거인멸 등 의심스러운 행위를 하는 한동훈에게 휴대전화 제출을 요구하며 '이러시면 안 된다'고 했으나, 한동훈이 제출을 거부해 부득이 휴대전화를 확보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독직폭행은 검찰이 직무수행 과정에서 권한을 남용해 피의자를 폭행하거나 가혹행위하는 경우 적용하는 혐의다. 단순 폭행보다 죄질이 무거워 5년 이하 징역 및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오는 3월 10일 재판부는 2차 공판기일을 갖고 압수수색 현장에 있던 목격자 2명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