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미래 때문에 탈북 결심…통일부 “확인해줄 수 없어”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정일 시대’에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 취임 이후에도 ‘김씨 일가의 금고지기’ 역할을 했던 전일춘 전 노동당 39호실장의 사위가 가족과 함께 국내에 들어와 정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소식통에 따르면 2019년 9월 쿠웨이트 주재 북한대사관의 대사대리를 지낸 류현우(한국 도착 이후 개명)씨가 가족과 함께 탈북해 국내에 입국해 생활 중이다. 

류씨는 2017년 9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 후 서창식 당시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가 추방되면서 대사대리를 맡아왔다.

앞서 2019년 7월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진 북한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대사대리와 입국 시점이 거의 비슷하다.

특히 류씨는 39호실 수장을 지낸 전일춘의 사위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자식의 미래를 고려해 탈북을 결심했다고 한다.

   
▲ 북한에서 지난 5일부터 제8차 노동당대회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9일 보도한 사진에서 눈 내린 평양 거리 곳곳에 '노동당 기'가 펄럭이는 모습을 보도했다. 20201.1.9./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39호실은 북한의 외화벌이를 총 지휘하면서 고려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과 알짜기업을 소유하고 있다. 특히 ‘슈퍼노트’(미화 100달러 위조지폐) 제작 및 마약 거래 등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270호에 따라 처음으로 대북제재 대상으로 올랐다. 

39호실 산하에 모란, 낙원, 대상, 선봉 등의 이름을 가진 지도국이 있다. 이들 각 지도국별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해외지부가 10~20곳 있고, 무역회사가 100여개 있다. 따라서 39호실 실장이라면 대단한 실권을 누렸던 셈이다.

전일춘도 지난 2010년 12월 북한의 핵개발과 탄도미사일 개발 정책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유럽연합(EU)의 개인제재 명단에 추가되면서 자금 확보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2017년쯤 교체된 것으로 관측된다.

통일부는 지난 2018년 1월 배포한 ‘북한 권력기구도 주요 변경사항’에서 노동당 39호실의 수장이 전일춘에서 신룡만으로 교체됐다고 공식 확인한 바 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류씨의 국내 입국설과 관련해 “확인해드릴 사항이 없다”며 “탈북과 관련해 확인해주지 않는 것이 일관된 원칙”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