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레빌’로 잘 알려진 동부건설이 끝내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다.
2015년 을미년 첫날에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비보를 전했다. 미분양물량 4000억원어치가 치명타로 작용했다.
동부그룹의 핵심 건설사인 동부건설은 시공능력 25위 중견건설사로 김준기 그룹회장이 온갖 어려움을 겪어가며 키웠다. 김회장이 선친 김진만 회장으로부터 벗어나 창업의 길을 열 때 시작한 소중한 회사였다.
동부건설이 아파트 명가로 평가받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은 2000년 중반 강남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아파트를 지으면서부터. 대치동 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사업이었다. 당초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선정됐으나, 동부건설이 재건축조합을 움직여 이를 뒤집었다.
동부건설은 대치동 센트레빌 아파트에 대해 원가를 따지지 않고 최고급디자인과 마감재를 써서 강남 최고가 아파트로 만들었다. 동부건설이 아파트분야에서 고급아파트 이미지로 두각을 나타낸 데는 대치동 센트레빌의 성공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동부건설은 그룹이 최근 수년간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동반부실화됐다. 동부제철은 지난해 채권단으로 넘어갔다. 건설은 을미년 첫날에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길로 접어들었다. 동부는 동부화재를 중심으로 그룹재건을 추진중이다.
동부건설의 법정관리는 일파만파의 파장을 가져올 전망이다. 동부건설이 갚아야 할 회사채는 1300억원가량되기 때문이다. 동부그룹과 김준기회장이 도울 수 없는 상황이다. 산업은행도 1000억원규모의 자금지원을 거절했다. 900명의 개인투자자들은 심각한 재산상의 손실을 입게 됐다. 전국 곳곳에서 진행중인 아파트공사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동부는 전국에서 7200여가구를 짓고 있다. 동부건설에 목줄을 대고 있는 수천개 하도급업체도 동반 부도도 우려된다.
건설사들의 부도공포가 을미년 첫날부터 업계를 업습하고 있다. [미디어펜=조항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