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서울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호텔 부지 매각을 두고 대립각을 세워온 대한항공과 서울시가 국민권익위원회 조정에 잠정 합의했다.
|
|
|
▲ 서울 중구 서소문동 소재 대한항공 빌딩 간판./사진=미디어펜 |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서울시는 이르면 내주 중 송현동 호텔 부지 매각 최종 합의식을 개최해 조정서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내주 11일 또는 12일에 합의식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양측의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며 "곧 최종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과 서울시는 이번 조정에서 계약 매매 시점을 특정하지 않는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박원순 서울시장 부재로 상황이 달라졌다"며 "상호 간 진전을 보였다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계약 시점은 중요하지 않아보인다"고 평가했다.
계약 시점 명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시-LH 간 대토 보상 문제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
|
|
▲ 서울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소유 호텔 부지./사진=연합뉴스 |
앞서 대한항공과 서울시는 매매 계약 시점 특정 여부를 두고 대립해 지난해 합의가 성사 직전 무산되기도 했다. 권익위 중재를 통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송현동 부지를 사들여 서울시와 교환하는 '3자 교환방식'이 논의됐으나 서울시는 계약 시점을 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당시 권익위 조정서에 따르면 올해 4월 30일로 계약날짜를 명시하도록 합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서울시는 돌연 '조정서에 계약 날짜를 특정하지 말자'는 취지로 대한항공에 요구했다. 송현동 부지 교환 대토지로 거론된 서부면허시험장 일대를 둘러싼 논쟁이 격화되자 서울시가 계약 시점이 지연될 것을 우려한 탓에 날짜를 명시하지 않으려 했다는 것이다.
상암동 주민들은 "서부면허시험장을 송현동 부지 매각과 연관 짓지 말라"며 민원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LH도 서부면허시험장을 공공주택사업 후보지로 염두에 두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다.
대한항공과 서울시가 잠정 합의를 봄에 따라 서울시는 LH와도 토지 교환과 관련, 사실상 합의를 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합의로 코로나19로 인한 대한항공 구조조정 계획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지난해부터 송현동 부지 매각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서울시가 갑자기 공원화를 발표함에 따라 입찰을 통한 매각 작업이 지연됐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를 매각해 올해 중으로 4500억~55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