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중국 조선사에 한동안 가격경쟁력에 밀려 주춤했던 국내 조선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연이어 수주를 따내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끌었던 중국산 제품들에서 사고가 잇따르며 국내 조선사들의 제품이 재조명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중국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컨테이너선 수주가 국내로 이어지며 조선사들에게 단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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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중공업이 LNG연료추진 엔진을 장착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5척을 수주하며 연간 수주목표의 30% 이상을 달성했다.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삼성중공업과 한국조선해양은 1조원이 넘는 규모의 수주 소식을 공시했다.
이날 삼성중공업은 아시아지역 선주로부터 총 7942억원 규모의 1만5000TEU급 LNG연료추진 컨테이너선 5척을 수주했다는 낭보를 전했다. 이들 선박은 2024년 1월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을 포함해 올해 들어 총 19척, 24억달러를 수주했다. 1분기가 채 끝나기 전에 목표 78억달러의 31%를 달성하는 등 수주 목표 달성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이는 연초 세계 경기회복 기대감과 탈탄소 정책 및 환경규제 대응 목적의 선박 수요가 증가하면서 LNG연료추진선에 대한 건조 기술과 경험을 앞세운 삼성중공업의 수주 전략이 주효했다는 게 회사측은 설명했다.
실제 올해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선박 19척 중 LNG연료추진 선박이 14척으로 대부분(74%)을 차지하고 있으며, 선가도 일반 선박보다 10~20% 더 비싸 수주 금액 증가에도 기여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도 같은 날 라이베리아, 오세아니아, 유럽 소재 선사들과 △1만59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4척 △9만1000㎥급 초대형 액화석유가스(LPG)운반선 2척 △4만㎥급 중형 LPG운반선 1척 △5만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PC)선 1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수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길이 364m, 너비 51m, 높이 30m로,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돼 내년 하반기부터 선주사에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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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만4500TEU급 컨테이너선.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
한국조선해양은 전세계 컨테이너선의 운임 지표인 상하이 컨테이너선 운임지수(SCFI)는 지난 1월 15일 집계가 시작된 2009년 이후 최고치인 2885포인트를 기록했으며, 지난달 26일 기준 2775포인트를 기록하는 등 전년 동기(876포인트) 대비 3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양사의 수주액은 1조6000억원규모의 수주다. 이같은 성과는 한동안 가격경쟁력을 통해 수주했던 중국 조선사의 남기 지연과 함께 선박들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등의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 같은 문제들로 가격보다 기술력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며 국내 조선사들이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연이은 수주 낭보가 전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은 이같은 수주를 바탕으로 2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 282만CGT(92척) 중 156만CGT(43척, 56%)를 수주하며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2월 발주된 VLCC 7척, A-Max급 5척 등 중대형 유조선 12척 전량을 수주했으며, 1만2000TEU급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은 17척 중 13척을 수주하는 등 대형선을 중심으로 수주량을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2위 중국과의 점유율 격차는 1월 한국 47%, 중국 39%로 8%포인트(P) 차이에서 2월 한국 56%, 중국 40%로 16%P차이로 격차를 벌였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운임 상승과 물동량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주 문의가 활발히 이어지는 등 조선 시황 회복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품질 관리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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