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투기 의혹 논란이 번짐에 따라 호텔 부지를 매각하고자 했던 대한항공 자구안 실행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
|
|
▲ 김포국제공항 주기장에 서있는 대한항공 소속 여객기들./사진=대한항공 커뮤니케이션실 제공 |
11일 대한항공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날 또는 오는 12일 대한항공-서울시-LH 3자가 참석해 매각 최종 합의식을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를 당분간 연기하고 일정을 재조정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익위 관계자는 "LH 직원들이 땅 투기에 연루돼 이번 주 내 합의식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며 최종 합의 시점에 대해 말을 아꼈다.
대한항공 관계자 역시 "최대한 이른 시일 내 합의식을 열고자 했던 건 맞다"면서도 "(LH 투기 논란이) 전국적 이슈가 됐다"며 "언제 재개될지는 현 시점에서는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파문이 가라앉을 때까지 최종 서명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관망하는 셈이다.
대한항공·서울시·LH는 3자 교환 방식으로 송현동 부지 매매를 잠정 합의하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신임 LH 사장이 참석하는 합의식을 개최할 계획이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당장 대한항공이 구조조정의 가장 큰 산을 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
|
|
▲ 서울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소유 호텔 부지./사진=연합뉴스 |
그러나 LH 임직원들 외에도 국토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도 땅 투기 관련 전수조사가 시행됨에 따라 송현동 부지 매각 협의는 전면 중단된 상태다. 국가 부동산 정책의 주무 기관인 국토부와 LH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돼 3자간 협의 자체가 힘들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송현동 부지 방정식'에는 LH 대토 보상 방식이 껴있어서다.
대한항공은 '매매 계약 시점을 특정하지 않는다'는 서울시의 다소 무리한 요구를 수용하면서까지 종로구 송현동 호텔 부지 매각을 추진해왔다. 이번 LH 사태로 애먼 대한항공만 더 초조해진 형국이다.
이에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3자 간 거래가 자체가 틀어진 것이 아니며 대한항공이 서울시에 부지를 매각하기로 합의를 봤기 때문에 시점이 늦춰질 뿐 무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최근 3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해 '돈맥경화'가 해소됐다. 이 중 1조5000억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머지 1조8000억원은 부채 상환에 투입할 예정이기 때문에 송현동 부지 매각에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유동성 위기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