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리스크 관리‧서비스차별화‧디지털혁신 해결과제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올해 국내 은행 순이익이 대손비용 증가로 최대 3조원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코로나19에 따른 정부의 특별 금융지원이 종료되면 은행은 대손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어 순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14일 한국금융연구원은 '2021년 은행산업 전망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은행의 수익성은 대손발생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올해 은행들의 순이익은 대손비용 시나리오에 따라 9조 3000억~12조 50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순이익이 12조 4000억원으로 전망되는 만큼 최악의 경우 3조 1000억원 줄어들 수도 있는 셈이다. 금융연구원은 올해 대손비용이 7조 8000억~11조 5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 시중은행 창구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대출만기연장 및 이자상환유예 조치 등으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의 대출부담을 유예하고 있다. 

은행으로선 정부 조치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 만기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 등은 부채부담을 연장해 은행으로선 재무적으로 건전한 것으로 착시를 낳는다. 하지만 은행이 차주로부터 언젠가 받아내야 하는 돈인 만큼 잠재적 부실요인이기도 하다. 정부가 올해 출구전략에 나서면 은행으로선 대손비용을 늘려야 해 순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것이다. 

올해 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11.5%보다 다소 둔화한 6.0%에 그칠 전망이다.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관리하기 위해 신용대출을 축소하고, 기업대출도 리스크관리에 나서는 만큼 대출 규모가 줄어들 거라는 지적이다.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와 비슷한 1.42%, 이자이익은 소폭 증가한 43조 6000억원을 거둘 전망이다.

금융연구원은 은행들의 경영과제로 코로나19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무분별한 대출보다 시나리오별, 산업별, 지역별 등 양질(良質)의 자산을 위주로 일종의 ‘핀셋’ 대출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나치게 영업을 위축하는 수세적인 방식은 중장기적으로 은행 경쟁력과 건전성을 갉아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의 핵심사업도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평가다. 가계금융은 대출 위주의 영업보다 대출-자산관리 서비스 연계, 패밀리서비스 확대를 주문했다. 기업금융은 심사‧사업성 평가역량을 제고해 신규고객을 발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또 고객 개인의 독특한 금융니즈를 파악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의 초개인화’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금융연구원은 △디지털채널의 플랫폼화 △기업문화 개선 등 디지털혁신도 은행들이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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