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SG 경영이 세계적인 기업의 경영 트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 금융업계도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ESG가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 자리매김하면서 기업경영의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요소"로 부각되면서다.
|
|
|
▲ 국내 5대 금융지주 본사 전경(왼쪽부터 신한, 하나, 국민, NH농협, 우리금융지주)./사진=각 사 제공 |
이에 따라 국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는 그룹 내 ESG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ESG 관련 중장기 로드맵을 선정하는 등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확립에 주력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3월 금융사 최초로 이사회 내 ESG 경영 최고의사결정기구인 'ESG위원회'를 신설, 그룹 ESG 전략 및 정책 수립에 나서고 있다. 중장기 로드맵으로 'KB그린웨이 2030'을 수립해 오는 2030년까지 KB금융의 '탄소 배출량'을 2017년 대비 25% 감축하는 동시에 현재 약 20조원 규모인 'ESG 관련 상품'을 50조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신한금융은 조용병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ESG추진위원회'를 주축으로 계열사의 ESG사업 성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평가하는 ESG 성과관리체계를 구축했다. 신한금융은 지속가능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제로 카본 드라이브(Zero Carbon Drive)'를 통한 친환경 추진 체계 강화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상생 생태계 구축 △신뢰 경영 체계 확립을 목표로 ESG 관련 사업을 적극 추진해 나가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10일 '넥스트(NEXT) 2030 경영원칙'을 발표하면서 핵심전략 중 하나로 ESG금융을 꼽았다. 특히 올해 ESG경영에 역점을 두고 모든 이해관계자의 가치 극대화 도모하겠다는 목표다. 하나금융은 올해 경영전략본부 산하에 ESG 전담부서를 설치, 본격적인 ESG 경영에 나설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올해를 ESG 경영의 원년으로 선언하고 이사회 내에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 또한 계열사의 최고경영자를 위원으로 하는 '그룹ESG경영협의회'를 설치해 그룹 ESG 지배구조 체계 구축도 마무리했다.
농협금융도 손병환 회장이 직접 주관하는 'ESG전략협의회'와 ESG 실무를 총괄하는 'ESC실무회의'를 새롭게 만들었다. 기존 전담 조직인 ESG추진팀을 ESG추진단으로 격상해 실무 추진 체계도 강화했다. 농협금융은 친환경 금융그룹 도약을 목표로 한 'ESG 트랜스포메이션 2025' 비전을 선포하고, ESG경영체제로 전환하는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처럼 금융권이 앞다퉈 ESG 경영에 적극 동참하는 이유는 ESG 요인이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기업의 생존과도 직결된 '필수요소'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실제 블랙록, 모건스탠리 등 세계적인 글로벌 투자기관 뿐 아니라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 역시 투자 및 거래처 설정에 ESG조건을 반영하고 있다. 전세계 ESG 투자자산 규모도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 2012년 13조3000억 달러였던 ESG 투자자산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40조5000억 달러로 3배 증가했다.
국내에서도 기업들에게 ESG 관련 요구 기준을 높이는 추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기업공시 제도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오는 2025년부터 자산 2조원대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에 ESG 활동 등을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 의무를 의무화하고, 2030년부터는 전 상장사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기업의 ESG 경영 여부가 기업의 가치와 평가에 영향을 주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면서 "ESG경영을 잘하는 기업이 단순히 '착한 기업'이어서가 아니라, 환경과 사회에 책임을 다하면서 적절한 지배구조를 갖춘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다는 판단이 고려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