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오세훈 후보, 아무리 표가 귀해도 우리 '차별'을 '공약'하지는 맙시다"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대변인인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향해 잔잔한 한마디를 던졌다.
강서구 어울림프라자 재건축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하겠다는 오세훈 후보의 공약 현수막 때문이다.
강선우 의원은 26일 논평을 내고 "저는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며 "부끄러운 사실은 아니지만 항상 조심스럽게 소개를 하곤 합니다. 따가운 시선도 호기심 어린 질문도 불편해하는 눈치도 모든 것이 제 탓 같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캠프 대변인인 강 의원은 논평에서 "강서 어울림플라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하는 복합 문화·복지시설"이라며 "이름 그대로 장애를 넘어 함께 어울리기 위한 몇 없는, 그래서 더 소중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4년여에 걸친 오랜 진통 끝에 지난해 겨우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며 "저 역시 완공을 간절히 기다려왔다"며 덧붙였다.
강 의원은 "그런데 오세훈 후보가 전면재검토를 약속했다"며 "당당하게 차별을 공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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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26일 서울 강서구 유세 현장에서 시민과 함께 포옹을 나누는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캠프 대변인). /사진=박영선캠프 제공 |
그는 "장애아동을 키우는 학부모 여러분께서 무릎을 꿇고 눈물로 호소한 끝에 겨우 세워졌던 강서 서진학교가 떠오른다"며 "장애는 참아야 하는 것도 숨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시혜와 동정의 대상도 아닙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도 서울시민입니다. 평범한 일상을 보낼 당연하고 마땅한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강 의원은 "서울시가 모든 사회적 약자의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도시가 되기를 바란다"며 "오 후보에게 부탁드립니다. 우리 적어도 차별을 공약하지는 맙시다"라고 강조했다.
강 의원이 언급한 강서 서진학교는 지난 2018년 8월 7일 첫 삽을 떴던 특수학교로,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들의 '무릎 호소'로 세간의 이슈로 떠올랐던 곳이다.
당시 강서구 국회의원이던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해당 토지에 한방병원을 세우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이에 동조한 주민들의 '특수학교 건립 반대'가 심해졌고, 급기야 그로부터 1년 후 장애아 학부모들이 주민 토론회에서 학교를 짓게 해 달라며 무릎꿇고 호소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내 앞 뜰에 쾌적하지 않은 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반대한다'는 일종의 님비 현상으로 지역구 의원이 주민 여론을 부추겨 포퓰리즘을 악용한 사례로 알려졌다.
다만 시교육청을 비롯해 관계자들은 장애아 부모들의 '무릎 호소' 후 1년 만에 예정대로 특수학교를 짓기로 합의했다. 대신 새로운 부지가 나오면 한방병원 건립에 협조한다는 조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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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측이 강서구 지역에 내걸은 플래카드 모습이다. 어울림프라자 재건축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적혀 있다./사진=박영선캠프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