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 한국공항공사 노동조합이 국토교통부 출신 낙하산 부사장 임명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12일 한국공항공사 노조는 "국토부 산하 9개 공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사장과 부사장 모두 낙하산 인사가 차지하고 있는 기관이 한국공항공사"라고 밝혔다.
노조는 "공기업의 부사장은 외부 인사가 주로 임명되는 사장과 달리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공사의 대외·대내적 상황에 익숙한 내부 승진자로 발탁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실례로 한국철도공사나 한국도로공사 등 국토부 산하 타 공기업을 비롯, 같은 공항 운영기업인 인천국제공항공사 또한 부사장은 내부 승진자 몫이다.
노조는 "이와는 반대로 한국공항공사 부사장직은 지난 2012년부터 현재까지 약 10년여의 기간 동안 줄곧 국토부 퇴직관료 자리가 돼 왔다"고 성토했다. 일반적으로 공기업 부사장은 공모를 거치지 않은 채 국토부가 추천, 사장이 임명하는 절차를 거친다. 따라서 국토부의 입김이 절대적이다.
노조는 "국토부가 그간 이 같은 점을 이용해 한국공항공사의 부사장직에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며 "공기업 낙하산 인사 근절을 내세운 문재인 정권에서도 이 같은 행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10여년 간의 부사장들은 재임기간 중 별다른 성과가 없이 자리만 차지해 수억원대 연봉만 챙겼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특히 성과연봉제·신공항 운영 등 굵직한 이슈로 많은 직원들이 목소리를 내고 회사 임원들마저 문제 해결을 위해 발로 뛰는 상황에도 부사장의 존재감은 없었다는 비판도 나왔다.
노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으로 수천억원대의 공사채를 발행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직원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심지어 사장까지 직원들을 독려하는 중에도 부사장만은 침묵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부사장의 이 같은 무능함 탓에 국토부 추진 정책에 일절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인해 직원들은 상실감을 느낀다"며 "그런데도 국토부는 한국공항공사 미래에 도움이 안 되는 인사를 재차 부사장으로 선임하려 한다"고 꼬집었다.
이와 같이 한국공항공사 구성원들은 내부 승진을 통한 새로운 부사장이 나타나길 바라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국공항공사 부사장 임기는 기본 2년이나 본인 의지와 사장의 임명이 있을 시에는 추가적으로 1년 동안 연장할 수 있어 최대 3년이라는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 부사장 또한 마찬가지로 첫 취임일인 2018년 3월 19일을 기준으로 3년 임기를 채우고 원래대로라면 지난달 3월 18일 퇴임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부사장은 이날까지도 자리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국토부가 부사장의 뒤를 봐주고 있어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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