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째 연속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유지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0.5%로 동결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로 낮춘 뒤 7월부터 7차례 연속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한국은행 제공.


최근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실물경제 회복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섣불리 금리를 조정하기에는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은은 15일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현재와 같은 수준인 0.5%를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이 본격화하자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7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이어 5월 사상 최저 수준인 0.5%로 조정한 이후 현재까지 7차례 연속 동결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섣불리 조정하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최근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다소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여전히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00명 안팎을 오가며 4차 유행에 대한 우려를 키워왔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날(731명)보다 33명 줄어든 698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일주일 동안 평균 확진자는 624.6명으로, 4일째 주 평균 확진자가 600명대를 유지하면서 4차 유행의 문턱을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이주열 총재도 지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기준금리 인상이라든가 정상화하는 것에 대해 언급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며 "국내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는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통화정책방향 전문이다.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0.50%)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세계경제는 주요국의 경기부양책 실시, 백신 접종 확대 등으로 회복 흐름이 강화되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경기회복 기대가 높아지면서 주요국 주가와 국채금리가 상승하였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재확산 정도와 백신 보급 상황, 각국 정책대응 및 파급효과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회복세가 다소 확대되었다.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고 설비투자도 견조한 회복세를 이어갔으며, 민간소비는 부진이 완화되었다. 고용 상황은 취업자수가 증가로 돌아서는 등 일부 개선 움직임을 나타내었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회복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금년중 GDP성장률은 지난 2월에 전망했던 수준(3.0%)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 상승, 농축수산물 가격의 오름세 지속 등으로 1%대 중반으로 높아졌으며,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0%대 중반 범위에서 소폭 상승하였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초반으로 높아졌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 전망경로를 상회하여 당분간 2% 내외 수준에서 등락하다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이며, 근원인플레이션율은 점차 1%대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에서는 국제금융시장 움직임, 경제지표 개선 등에 영향받아 장기시장금리와 주가가 상승하였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달러화 강세 등으로 소폭 상승하였다. 가계대출은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였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의 회복세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이나 코로나19 전개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고 수요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전개상황, 그간 정책대응의 파급효과 등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자산시장으로의 자금흐름, 가계부채 누증 등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에 유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