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상'은 기본이라지만…주가 하락 경우도
개인투자자 조정세 접어들면 피해 우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올해는 여느 때보다 역대급 기업공개(IPO)가 줄을 잇고 있다. 이른바 IPO 전성시대다. 지난달 SK바이오사이언스가 사상 최대 청약 증거금(64조원) 기록을 세우며 상장한 데 이어 기업가치 10조원이 넘는 대어들이 줄줄이 IPO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 대어급 IPO가 줄을 잇는 상황 속에서 전문가들은 지나친 IPO열풍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어떤 기업이 상장하든 시초가가 공모가 2배로 형성되는 ‘따상’은 기본이라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지나친 IPO열풍은 경계해야 한다고 우려한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IPO 대어 중 하나인 에스케이아이이테크놀로지(이하 SKIET)가 지난 22일 최종 공모가 산정을 위한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에 돌입했다. 

SKIET는 최종 공모가 산정 및 일반 청약 등을 거쳐 다음 달 11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다. 지난달 18일 코스피에 입성한 SK바이오사이언스 이후 50여일만의 코스피 상장이다. 상장 이후 기업 가치는 최대 7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SKIET를 시작으로 올 여름 코스피 상장을 위한 IPO가 대거 몰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지난 21일 기준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접수한 기업은 10개사에 달한다. 

국내 인터넷 은행 1위인 카카오뱅크 역시 지난 15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오는 6월께 나오는 예비심사 결과를 바탕으로 7월에는 코스피 시장에 입성할 것으로 여겨진다.  

상장 시점 카카오뱅크의 시가 총액은 20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장외시장 주가(주당 8만5500원) 기준으로 계산한 카카오뱅크의 예상 시가총액은 약 35조원에 이른다.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흥행에 성공한 제작사 크래프톤도 지난 8일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하며 IPO에 도전장을 냈다. 크래프톤은 이르면 6~7월께 공모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크래프톤의 상장 후 기업가치를 20조원에서 최대 30조원 수준까지 전망하고 있다.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국내 게임업계 시총 1위 기업인 엔씨소프트(18조6609억원)을 단숨에 뛰어넘을 것으로 여겨진다. 

국내 증시에 역대급 IPO 돌풍이 불어 닥쳤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시장 기대감에 너무 높은 몸값으로 상장했다 이후엔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하는 경우도 왕왕 발생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모주 열풍이 불고 공모주 균등배정이 도입되자 무턱대고 뛰어드는 개인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다”면서 “최근 IPO 대어들로 꼽혔던 기업이 상장 이후 주가가 하락한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특히 상장 직후 공모가 대비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추격 매수를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면서 “증시 조정이 닥쳤을 때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IPO 시장에서 사상 최대 증거금을 끌어 모았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장 첫날인 지난달 18일 ‘따상’을 기록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이튿날 오전 19만원까지 상승한 뒤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달 8일 11만1500원까지 떨어진 뒤 반등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상장 첫날 따상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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