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산상속 내용이 베일을 벗었다. 12조원 이상의 상속세가 납부되고, 의료지원과 국보급 미술품 기증 등 3조원대 역대급 사회공헌 내용이 담겼다.
삼성은 28일 이 회장 유족들이 사상 최고 수준의 상속세를 납부하는 동시 의료공헌과 미술품 기증 등을 통해 사회 환원을 실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이 같은 유족의 결정은 “국가경제 기여, 인간 존중, 기부문화 확산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역설한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한 취지”라며 “유족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다양한 사회환원 활동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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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
이 회장은 생전에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고 있는 이상으로 봉사와 헌신을 적극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또 이 회장은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이라며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며 사회와의 '공존공영' 의지를 담아 삼성의 각종 사회공헌 사업을 주도했었다.
우선 유족들은 이 회장이 남긴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계열사 비준과 부동산 등 전체 유산의 절반이 넘는 12조원 이상을 상속세로 납부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4.18%)와 삼성생명(20.76%), 삼성물산(2.88%), 삼성SDS(0.01%) 등 19조원 규모의 삼성 계열사 주식을 보유했다. 여기에 감정평가액 기준 2조∼3조원 규모의 미술품, 한남동 자택과 지분 절반을 소유한 용인 에버랜드 땅 등 부동산, 현금 등도 유산으로 남겼다.
이번 상속세 규모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역대 최고 수준의 납부액이다. 지난해 우리 정부의 상속세 세입 규모의 3~4배 수준이다.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올해 4월부터 5년간 6차례에 걸쳐 상속세를 분납할 계획이다.
유족들은 “세금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라고 삼성을 통해 전했다.
재계에서는 유족이 상속세 재원으로 개인 재산과 주식 배당금을 우선 사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족한 금액은 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받거나 주식·부동산·배당금 등을 담보로 은행의 ‘납세보증서’ 또는 보증보험사의 ‘납세보증보험증권’을 받아 국세청에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족들은 이 회장이 생전에 수집한 미술품을 기증하고, 의료사업에도 유산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재계에서는 국보급 미술품 등의 가치를 고려하면 사회환원 규모가 3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의료 분야에는 감염병·소아암·희귀질환 극복을 위해 1조원이 기부된다. 감염병 극복에 7000억원이 지원되는 가운데 전문병원 등 핵심인프라 구축 및 연구개발(R&D) 지원은 물론, 미래 사회의 위협으로 떠오른 감염병으로부터 국민 생명과 안전망 강화에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다.
소아암·희귀질환 환아 지원에 3000억원이 사용된다. 진단·치료비 및 임상연구 등 향후 10년간 전국의 어린이 환자 1만7000여명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 회장이 소장했던 미술작품 1만1000여건, 2만3000여점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분산 기증된다. 미술계에서는 이번 미술품 사회환원 규모가 1조~2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유족들은 생전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 노력’을 거듭 강조한 이 회장의 뜻에 따라 다양한 사회환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로 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관계사들이 기존에 진행하고 있는 사업 외에도 다양한 사회공헌 방안을 추진해 사업보국이라는 창업이념을 실천하고,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상속세 납부와 사회환원 계획은 갑자기 결정된 게 아니라 그동안 면면히 이어져온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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