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꼽는 전장사업과 모바일 칩셋 사업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당초 기대와 달리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지 못하면서 쇄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의사결정권자 부재도 신성장 사업의 시장 지배력 약화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하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81% 감소한 6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인수하기 전인 2016년의 영업익 6800억원과 비교하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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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형 디지털 콕핏 'HARMAN ExP'./사진=삼성전자·하만 제공 |
업계에서는 주행보조 시스템과 같은 선도 기술에서 하만이 경쟁사에 뒤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점을 갖고 있는 카인포테인먼트 분야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전장사업의 터닝포인트 마련을 위해 절치부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조직개편 등을 통해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전장사업팀장에 이승욱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 부사장을 배치했고, 하만 전장 부문장에 독일 보쉬의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크리스천 소봇카를 임명했다. 시스템LSI 사업부 산하에 '커스텀SoC팀'이라는 조직도 만들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자동차 부품 사업에서 영향을 확대하지 못하면서 추가 인수·합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아직까지 특이할만한 삼성전자의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독일 아우디에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 프로세서 반도체인 '엑시노트 오토 8890'를 공급한 뒤 추가 실적을 쌓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 칩셋 사업에서도 삼성전자는 속도가 떨어지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모바일AP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출하량 기준)이 지난해 11%에서 올해 8%로 하락할 전망이다. 이에 비해 대만 미디어텍과 퀄컴, 애플 주요 AP업체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차세대 5G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입지는 약화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글로벌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1700만대를 출하해 12.7%의 점유율로 4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 830만대를 출하해 34.6%로 5G 스마트폰 시장 1위였으나 애플과 중국 업체에 자리를 내줬다.
5G용 칩셋 시장에서도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5G폰 칩셋 시장에서 퀄컴·미디어텍·애플은 모두 점유율이 늘어나지만 삼성전자만 지난해와 같은 10%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의 신성장사업이 주춤한 가운데 재계예서는 의사결정권자의 부재를 한 요인으로 꼽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공백이 길어지면서 기술 기업의 M&A 등에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술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IT시장에서 압축성장을 위해서는 전략적 M&A와 선제적 대규모 시설 투자가 필요하다"며 "삼성은 이 부회장 부재 이후 과감한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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