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13일 “반도체 산업은 기업간 경쟁을 넘어 국가간 경쟁의 시대로 옮겨갔다”며 “우리정부도 반도체 강국을 위해 기업과 일심동체가 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서 “외부 충격에 흔들리지 않을 선제적 투자와 국내 산업 생태계를 더욱 탄탄하게 다지고 글로벌 공급망을 주도하게 이 기회를 우리의 것으로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반도체를 제1의 산업으로 최대 규모 투자를 통해 한반도 중심의 세계 최고 반도체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주도해나가겠다”면서 “반도체 산업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주체들 간 연대와 협력이 중요하다. 민간투자의 적기 이행을 위해 K반도체 벨트 조성, 세제·금융·규제 개선 등 지원 의지를 강조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 발언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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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서 발언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2021.5.13./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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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세계 반도체 시장이 거대한 변혁의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디지털 경제 전환이 빨라지고 사물인터넷, 인공지능과 같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고, 장기간에 걸쳐 호황이 이어지는 슈퍼사이클 진입 가능성이 전망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은 자국 위주의 공급망 재편에 뛰어들며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습니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합니다. 외부 충격에 흔들리지 않을 선제적 투자로 국내 산업생태계를 더욱 탄탄하게 다지고 글로벌 공급망을 주도해 이 기회를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평택 반도체 생산단지는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가 열리고 있는 곳입니다. 오늘 이곳에서 우리 반도체 산업의 비전을 확인하고, ‘K-반도체 전략’을 국민들께 보고하고자 합니다. 반도체 업계와 수요기업, 정부와 지자체, 인력양성기관까지 한마음으로 지혜를 모아 마련한 전략입니다.
오늘 함께해 주신 반도체 관련 기업 대표님들, 대학 총장님들을 비롯한 학계, 민주당 반도체특위를 맡고 있는 국회의원님들, 그리고 지자체장들께 감사드립니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셨습니다. 그만큼 우리 반도체 산업의 미래가 중요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정부도 늘 함께하면서 반도체 강국 대한민국의 자긍심으로 반드시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승리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지금까지 세계 반도체 시장은 한국과 미국, 대만이 주도해왔습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점유율은 우리가 20년째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고,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미국이 설계 분야에서 앞서가고 제조 분야에서는 대만이 앞서는 가운데 우리가 뒤쫓는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제 세계 주요 경쟁기업들이 미래시장 선점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 역시 도전과 혁신을 계속해왔고, 격변의 시기에 맞설 준비를 마쳤습니다. 그 전진기지가 바로 이곳, 평택 반도체 생산단지입니다.
2017년 문을 연 제1공장과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제2공장이 쉴 새 없이 돌아가며 최첨단 메모리칩을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에는 시스템반도체가 본격적으로 생산될 것입니다. 축구장 스물다섯 배 규모의 제3공장이 내년 말 완공되면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라인으로 이름을 올릴 것입니다.
정부도 2019년, ‘시스템반도체 전략과 비전’을 수립해 ‘2030년 종합반도체 강국’을 향해 함께 뛰었고, 민관이 힘을 모으며 뚜렷한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시스템반도체는 지난해 300억 불 수출을 달성하며 5대 수출 주력 품목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전체 반도체 수출도 10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 연간 수출액은 1,000억 불을 넘어설 전망입니다.
이제 우리 기업들은 성큼 더 앞서가고 있습니다. 향후 10년간 총 510조 원 이상을 투자합니다. 삼성전자는 평택과 화성의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 복합 생산라인을 대규모로 증설하고, SK하이닉스도 용인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새롭게 구축할 계획입니다. 불확실성에 맞서 더욱 적극적으로 선구적인 투자에 나서주신 기업인들의 도전과 용기에 경의를 표합니다.
국민 여러분, 반도체 산업은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국가 간 경쟁의 시대로 옮겨갔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보조금 지원, 세제 혜택 등 파격적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반도체 강국을 위해 기업과 일심동체가 되겠습니다. 기업의 노력을 확실하게 뒷받침하겠습니다. 평택·화성·용인·천안을 중심으로 한 경기·충청권 일대에 세계 최고의 반도체 국가 도약을 위한 ‘K-반도체 벨트’를 구축하겠습니다. 설계부터 제조, 패키징에 이르는 반도체 공정은 물론 소재·부품·장비까지 촘촘한 공급망을 구축할 것입니다. IT기업이 모여 있는 판교에는 팹리스 밸리를 조성해 설계 분야 경쟁력을 키우겠습니다. 청주를 비롯한 충청권은 반도체 칩의 상품성을 더욱 높여 줄 패키징 전문단지로 조성하겠습니다. SK하이닉스의 신규 생산단지가 들어서는 용인을 기술자립형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로 육성하고, 화성과 천안은 글로벌 선도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첨단 반도체 장비 클러스터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단지 조성뿐 아니라 기업 투자가 적기에 이뤄지고, 생산능력 확대가 빠르게 이어질 수 있도록 세제, 금융, 규제 개혁, 기반시설 확충까지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반도체를 국가 핵심전략기술로 지정해 시설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최대 여섯 배까지 확대하겠습니다. 연구개발 투자에 대해서는 최대 50%를 세액 공제하겠습니다.
1조 원 이상의 특별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해, 시설투자에 저리의 자금을 지원할 것입니다. 각종 인허가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고, 송전선로와 용수, 폐수 재활용 시설을 확충하여 반도체 제조시설을 신속하게 구축할 수 있도록 챙기겠습니다.
지속적인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서도 정부의 자원을 총동원하겠습니다. 앞으로 10년간 반도체 핵심인재 3만6천 명을 양성하고, 차세대 전력 반도체, 인공지능 반도체, 첨단 센서 등 성장 가능성이 큰 핵심기술 개발에 힘쓸 것입니다. 규제 특례, 인력 양성, 신속투자 지원 확대를 위한 ‘반도체 특별법’ 제정 논의도 국회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잠시 후,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한 연대·협력 협약식이 열립니다. 차량용 반도체 수요-공급기업 간 협력 협약과 반도체 고급인력 양성 민관 투자 협약을 바탕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 안정과 반도체 고급인력 양성을 위해 산·학·연과 정부가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ASML과의 첨단장비 클러스터 투자 협약을 통해 국내 공급망의 부족한 부분도 보완해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기업의 선제적 투자와 산학연의 상생 노력이 이미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민관이 힘을 모은 ‘K-반도체 전략’을 통해 우리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거센 파고를 넘어설 것입니다.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의 위상을 굳건히 하고 시스템반도체까지 세계 최고가 되어 ‘2030년 종합반도체 강국’의 목표를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산업 각 분야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선도국가로 도약하겠습니다.
또 한 번의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 갈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을 국민과 함께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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