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스와프’ ‘백신 허브’ 실현되고 ‘쿼드 부분 참여’ 논의 관측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맞춤형 경제사절단’·북미대화 해법 주목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 개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미대화는 물론 코로나19 백신, 쿼드, 경제, 한미일 공조, 대중 견제 등 관련 의제가 산적해 역대급이 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난다.

한미 정상 테이블에 오를 당면 현안으로는 ▲백신 공급 및 한국 내 위탁생산 ▲쿼드 부분 참여 ▲북미 대화 및 대북정책 조율 ▲한일관계 개선 ▲반도체 및 2차전지, 5세대 통신(5G) 등 대중 견제를 위한 기술 협력 등이 꼽힌다.

미 상원 ‘한미 코로나 협력’ 결의안 채택 등 ‘백신 스와프’ 논의 전망

한미 두 정상은 우선 코로나19 백신 협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선 ‘백신’이 ‘북핵’보다 우선순위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으로 지난달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거론한 한미 간 ‘백신 스와프’가 성사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이와 함께 한국의 ‘백신 글로벌 허브’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4일 미 상원은 코로나 국면에서 양국의 협력을 지속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와 관련 한국계 앤디 김 하원의원은 커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한국에 백신 지원을 요청했고, 해리스 부통령이 “지원 필요성에 공감하며, 이 사안을 진전시키기 위해 우선순위를 두고 논의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2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주된 의제 중 하나가 백신 파트너십”이라며 “미국의 백신 원천기술 및 원부자재, 한국의 세계 2위 수준의 바이오생산 능력을 결합하면 한국이 백신 생산 글로벌 허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의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업계에선 “미 제약사 모더나가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의 한국 내 위탁생산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맡게 될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삼성 측의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이 실현되면 이른바 '5대 코로나19 백신' 가운데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생산을 맡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 개발 백신과 미 노바백스 백신을 포함한 3종류가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문 대통령과 동행할 경제사절단의 면면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최태원 SK회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거론되는 등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기업 CEO들이 명단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사진=연합뉴스

“한국, 쿼드 전문가그룹회의 협력 검토”…백신 계기 급물살 가능성
 
우리정부가 원해온 ‘백신 스와프’에 ‘백신 허브’까지 실현될 경우 바이든 정부가 중요 목표로 내세운 ‘쿼드’(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 협의체)에 우리정부가 부분적으로나마 참여하는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와 관련해 일본 아사히신문은 14일 복수의 한미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한국정부가 입장을 바꿔 쿼드에 접근하는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면서 “쿼드가 만드는 ‘작업부회’(전문가그룹 회의)와 협력을 한국정부가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쿼드 전문가그룹 회의는 코로나19 백신, 기후변화, 공급망을 포함한 중요 신기술 3개 분야에서 전문가와 고위당국자가 참여한다.

이 신문은 한미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를 북한, 백신, 한국의 대미 투자로 전망하면서 “미국은 군사·경제 분야에서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패를 좌우할 반도체산업에 전력을 쏟고 있다. 이번에 반도체 등 기술협력을 통한 한국의 쿼드 참여가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14일 기자회견에서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양국의 철통같은 동맹을 확인할 것”이라며 “양국 정부와 국민·경제 간 광범위하고 깊은 유대 관계를 표시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대목도 주목된다.

한미 정상, 북 비핵화 협상 견인책 조율도 과제

지금 문 대통령으로선 북미대화 재개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추진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토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끝났고 이를 북한에 먼저 설명하기 위해 대북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므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 묘책을 한미 정상이 어떻게 조율할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미국은 북한에 새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설명하겠다며 접촉을 요청했고, 북한은 접수했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윤곽이 공개된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은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실용적이고 조정된 접근을 통해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젠 사키 대변인은 14일 기자회견에서 새 대북정책 전달을 위한 접촉 시도에 대한 북한의 반응과 관련해 공개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끼면서 “새 대북정책에 대해 아직 공개할 계획이 없다. 우리는 매우 빈틈없고 철저한 방식으로 정책 검토를 마쳤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물론 우리의 목표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징용 판결-수출규제 해법에 바이든 적극 개입할지 주목 

아울러 한미 정상은 반도체 및 2차전지, 5세대 통신(5G) 등 대중 견제를 위한 기술 협력을 논의하면서 한미일 공조를 강조할 것인 만큼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바이든 정부의 역할도 논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침 12일 일본 도쿄에서 한미일 정보기관 수장 회의가 진행됐고, 이를 계기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만나 한일관계 정상화 의지를 전달한 다 있다. 

한국정부의 한일관계 개선 의지가 강하고, 이를 여러 방도로 어필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일본정부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풀 직접적인 계기를 마련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바이든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이 가시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