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과거 삼성물산과 에버랜드 합병은 삼성 총수 일가의 승계와 상속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 그룹의 지배구조 안정화 차원에서 시뮬레이션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박정제 박사랑 권성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삼성물산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의혹에 관한 3차 공판기일에서 전 삼성증권 직원 한 모씨의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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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
한씨는 지난 6일에 이어 두 번째로 법정에 출석했다. 과거 삼성증권에 근무하면서 미래전략실과 함께 삼성그룹 지배구조에 관해 자문한 한씨는 지난 2차 공판기일에서 "삼성 '프로젝트G'는 안정적 지배구조 위한 아이디어"였다는 취지의 증언을 한 바 있다.
3차 공판기일에서 검찰은 "(삼성물산과 에버랜드 합병이)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인 승계, 3인 법정상속 등을 전제로 한 것"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한씨는 "합병하는 안을 무조건 전제로 검토한 것이 아니라. 그룹의 지배구조 안정화 차원에서 시뮬레이션을 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상속이나 계열 분리는 많이 검토했던 기억이 없다"며 "삼성전자를 지주사로 전환할 것인가 등 여러 방안을 논의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이 "프로젝트G가 2017년 지주사전환 완료 일정까지 검토해 법정상속, 금산분리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냐"고 묻자, 한씨는 "검토에 대한 의견을 드리는 것이다. 이 안이 그대로 실행되는지는 알기가 어렵다. 그때 상황에 맞춰서 이런 방향으로 검토하면 좋겠다 한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2017년 7월 작성된 그룹 지배구조 이슈 보고서에 대한 실행 여부도 따졌다. 이에 대해 한씨는 "(보고서는)그룹 지배구조 이슈로 여러 가지를 시뮬레이션 한 것이다. 그룹 지배구조 이슈를 해소해서 경영권을 안정화하는 것이 보고서의 목적"이라며 "일정 등이 유사하게 실행됐을 수 있지만, 그 안에서 어떤 논의와 결론 났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검찰은 프로젝트G가 2012년 12월 쯤 수립돼 이듬해부터 이 보고서의 계획대로 승계작업이 진행됐고,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와병으로 상황이 급변하면서 제일모직(구 에버랜드) 상장 등이 추진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부회장 측은 제일모직 상장과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등은 경영 판단에 기초한 결정으로 합법적 절차에 의해 진행됐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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