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미국에 총 44조 대미 투자 계획…반도체·배터리 경쟁력 강화 추진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삼성전자 등 국내 4개그룹이 미국에 총 44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바이 아메리카' 정책 호응은 물론, 미국의 '그린뉴딜' 에 대응하면서 시장 경쟁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1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상무부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신규 파운드리 공장 구축에 총 170억달러(2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첨단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위치는 기존 파운드리 공장이 위치한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공장 건설을 위한 인센티브 협상이 끝나지 않아 세부 투자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그동안 미국의 반도체 투자 요청을 잇달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한 백악관 주최의 반도체 공급망 회의와 지난 20일 미국 상무부가 주최하는 반도체 화상 회의에도 초청됐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5nm 중심의 첨단 파운드리 라인을 건설해 반도체 공급 부족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부문 1위 달성 목표도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은 “삼성전자가 텍사스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증설하기로 결정했고, 올해 3분기 착공에 들어가 2024년 완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에 속속 생산 인프라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대만 TSMC는 애리조나에 6개의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했고, 반도체 1위 기업인 인텔 역시 파운드리 사업을 다시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에 SK하이닉스는 미국에 연구 거점을 마련하기로 했다.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AI)과 낸드솔루션 등 신성장 분야 혁신을 위한 10억달러 규모의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해 기술력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도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미국내 신규 투자금액은 약 140억달러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GM과 오하이오주에 총 2조7000억원 규모(LG 투자금 1조원)의 전기차 배터리 제2 합작공장을 설립키로 한 데 이어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자해 2곳의 독자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미국 조지아주에 배터리 1, 2공장을 가동중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일에 미국 포드사와 총 6조원 규모의 합작사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의 투자금액은 3조원 가량으로 앞서 1, 2공장 투자금액 3조원을 합해 총 6조원을 미국 공장 건설에 투입한다.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에 현재 약 3조원 규모의 3, 4공장 추가 건설도 검토 중이다.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각각 미국 완성차 1, 2위 업체인 GM과 포드와 파트너십을 강화하면서 한국산 배터리가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025년까지 미국에 전기차 생산설비와 수소, 도심항공교통(UAM),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에 총 74억달러(한화 8조1000억원)를 투입해 미국 시장에 대응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 "(양국의)시너지가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가 반도체, 배터리 산업"이라며 "한국 기업들은 이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양국이 오늘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백악관 측은 한국의 대규모 투자와 관련해 "미국과 한국 간의 오랜 긴밀한 경제 협력 관계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