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여기 와서 주교님을 뵈니까 아주 꿈만 같습니다. 저는 가톨릭 신자입니다.”(문재인 대통령)
“제가 서울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서울에 간 다음에 대전으로 이동했는데 굉장히 인상 깊은 여정이었습니다.”(월튼 그레고리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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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한 호텔에서 윌튼 그레고리 추기경 겸 워싱턴 대주교를 면담한 뒤 '구르마 십자가'를 전하고 있다. 2021.5.22./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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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워싱턴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시내 한 호텔에서 미국 최초의 흑인 추기경인 윌튼 그레고리 워싱턴D.C. 대주교와 면담을 갖고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미국에서 벌어지는 증오범죄와 인종 갈등 범죄에 대해 지도력을 발휘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정만호 소통수석이 전했다.
문 대통령과 그레고리 추기경은 면담 장소에 마스크를 쓰고 입장했다가 각각 마스크를 벗고 마주서서 두 손을 잡고 긴 악수를 나눈 뒤 자연스러운 환담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제가 디모테오라는 세례명을 가진 가톨릭신자이고, 김대중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 가톨릭신자인 한국 대통령이다. 추기경님을 직접 뵙게 되어 영광”이라고 인사했다.
이어 “한국의 가톨릭교회는 인권, 복지, 남북통일 등의 분야에서 큰 정신적 영향을 주는 지도력을 보이고 있다”며 “신부님들께서 이번 방미 때 그레고리 추기경님을 꼭 만나뵈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그레고리 추기경은 “한국의 가톨릭교회가 사회정의 구현과 가난한 사람을 돕고, 민주주의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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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한 호텔에서 윌튼 그레고리 추기경 겸 워싱턴 대주교를 만나고 있다. 2021.5.22.사진=청와대 |
또 문 대통령은 그레고리 추기경의 인종간 갈등 봉합을 위한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잇따르는 증오범죄와 인종 갈등 범죄에 한국민도 함께 슬퍼했다”며 “증오방지법이 의회를 통과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해서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같은 재난 상황이 어려운 사람을 더욱 힘들게 하고, 갈등도 어려운 사람 사이에서 많이 생긴다”며 그레고리 추기경이 화합의 지도력을 발휘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고 1주기가 화합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는 끔찍한 폭력이면서, 민주주의 가치를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10월 로마를 방문해 교황님을 뵈었는데, 한반도 통일을 축원하는 특별미사를 봉헌해 주시는 등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많은 관심을 보여 주셨다”며 “여건이 되면 북한을 방문해 평화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하셨다. 하루빨리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워싱턴과 메릴랜드에 거주하는 5만 명의 교민들을 잘 보살펴 달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15년간 애틀랜타 대주교로 활동했는데, 한국인들의 친절과 배려, 화합에 대한 열망을 잘 안다. 한국 사람들은 존중과 사랑을 받으면 보답하는 정신이 있다. 늘 함께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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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한 호텔에서 윌튼 그레고리 추기경 겸 워싱턴 대주교를 면담한 뒤 함께 기도하고 있다. 2021.5.22./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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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면담이 끝나고 ‘손수레 십자가’를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수십 년 전 동대문시장에서 노동자들이 끌고 다니며 일하던 나무 손수레를 사용하지 않게 되자 독실한 가톨릭신자인 박용만 前 대한상의 회장이 십자가로 만들었다”며 “노동자의 땀이 밴 신성한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그레고리 추기경은 성스러운 상징이라며 십자가에 입을 맞췄다. 끝으로 그레고리 추기경은 문 대통령에게 한국민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축복기도를 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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