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최근 업종을 불문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국내 ICT 업계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를 사업에 반영해 투자금을 이끌어내는 기업들이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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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KT·카카오 로고./사진=각 사 |
3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싱가포르 최대 금융 그룹인 DBS로부터 3년 만기 자금 2000억원을 조달했다. 이는 ESG 경영 연계 기업대출(ESG-linked loan)을 통한 것으로 온실가스 저감·에너지 효율 제고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해온 점과 최상위권 신용등급(AAA)을 유지해온 점을 인정받은 결과다.
SK텔레콤은 이를 근거로 우대금리를 적용 받았다고 설명했다. 대출 계약에는 상호 합의한 ESG 성과를 통해 대출금리를 추가로 인하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 조항도 포함돼 있다.
이 계약은 SK텔레콤이 환경과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을 갖고 해당 분야 노력을 기울인 점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것 외에도 이를 사업 활성화로 이어지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착한 기업'에 돈이 몰린다는 것을 직접 증명한 셈이다.
채권 발행 외에도 ESG 경영 연계 기업대출 등 다양한 '녹색 금융'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녹색 금융은 환경 개선과 관련된 서비스를 생산하는 기업에 자금을 제공해 저탄소 녹생성장을 지원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SK텔레콤은 DBS로부터 유치한 차입금을 친환경 네트워크 인프라 확충 등 다양한 기업활동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3G·LTE 장비 통합·업그레이드로 약 53%의 전력 사용량 절감 효과를 내는 '싱글랜 기술'을 적용해 망 구축 확대에 따른 전력 증가 규모를 최소화했다. 한국전력공사와는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인증에 관한 '녹색 프리미엄' 계약을 체결하는 등 ICT 인프라 기반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첫 자사 명의 ESG 보고서 '2020 카카오의 약속과 책임'을 발간한 카카오는 SK텔레콤과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한 바 있다. 두 회사는 ESG 공동 펀드를 조성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등 ICT 혁신 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ESG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ESG 공동 펀드는 카카오벤처스를 통해 운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2023년 준공을 목표로 카카오는 친환경 데이터 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이 외에도 환경영향 저감을 위한 다양한 사내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는 디지털 책임·AI 윤리·프라이버시·글로벌 협력·소셜 임팩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자 디지털 기업 고유의 ESG 영역인 '기업의 디지털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KT는 10년 만기 일반 회사채 등을 모두 합쳐 최대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 중 1200억원 규모는 ESG 채권이다. 최종 발행 금액은 내달 3일 수요 예측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ICT 업계에서 ESG 채권을 발행하는 기업은 KT가 최초다.
KT 회사채 신용등급도 AAA다. 따라서 ESG 채권도 AAA 등급이다. 공모채 시장에서 KT ESG 채권에 대한 수요가 예상치를 넘을 경우, 이번 ESG 채권 발행 규모는 증액될 가능성도 있다는 게 KT 관계자 전언이다.
ESG 채권은 친환경 사업·사회적 가치 창출 목적으로 발행 자금을 사용해야 하는 만큼 목적성이 뚜렷하다. 이는 다시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으로 세분화 된다.
이들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ESG 목적에 맞는 자금 용도를 선정해야 한다. KT는 ESG 채권 중에서도 '지속가능 채권'을 발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친환경 사업을 위한 녹색 채권과 사회가치 창출 사업을 위한 사회적 채권을 섞은 개념이다.
이와 관련, KT 관계자는 "IDC 에너지 효율 관련 투자·녹색 건축 등급을 인증받은 부동산 개발 사업, 중소·벤처기업 지원 목적으로 지속가능채권 발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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