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차질에 수요증가 겹쳐... 수출용과 내수용 필요 부품 차이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잇달아 자동차산업의 수출·생산 호조를 발표하고 있는 반면, 국내 자동차 구매자들은 최대 내년까지 출고를 기다리는 상황에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 13일 산업부는 국내 자동차산업이 수출 57.5% 증가를 나타내면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도 불구, 생산 역시 10.9% 증가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내수시장은 엔진 콘트롤유닛(ECU) 및 에어백 콘트롤유닛(ACU) 등 주요 차량용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로 생산이 주문을 따라가지 못하는, 그야말로 ‘출고 대란’을 겪고 있다.

   
▲ 현대자동차 글로벌 베스트셀링모델 '디 올 뉴 투싼'./사진=미디어펜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5, 투싼, 아반떼, 코나 등 최소 2개월에서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하며, 최근 신형 모델 출시로 인해 인기가 높은 투싼의 경우, 출고 예정일조차 공지 받지 못하고 있는 소비자도 있다. 

기아자동차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쏘렌토, K8, 셀토스 등 평균 4개월에서 최장 7개월까지 출고를 기다려야 한다.

상황이 이렇자, 현대차와 기아차는 출고를 기다리는 구매고객에게 사과문을 전하고, 음료 기프티콘까지 보내는 등 달래기에 나섰지만, 고객들의 불만은 수그러들지 않는 모양새다.

   
▲ 기아 쏘렌토를 구매한 고객이 받은 문자 메시지./사진=소비자 제공


일부 차량 구매자들은 반도체 수급문제로 인한 지연 커뮤니티에 ‘국내 소비자들은 무시하고 수출로 물량을 다 뺀 것 아니냐’, ‘부품 수급 문제가 있으면서도 계약부터 받고 보자는 건가... 지금도 신차 광고 중이다’라는 등의 게시글을 올리면서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와 같은 소비자들의 의혹에 산업부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생산의 수출용과 내수용 비율의)구체적인 비중 수치를 기록한 통계자료는 따로 없으나, 통상적으로 수출 6대 내수 4의 비율로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특별히 국내완성차 업체가 내수보다 수출을 우선시 하고 있지는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수요 증가와 반도체 수급문제가 겹쳐진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영업 관계자는 “차종마다 편차가 심하지만, 보통 2, 3개월은 출고가 지연되고 있으며 인기 차종인 경우엔 내년에나 받아보실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대리점 역시 고객들의 잦은 문의로 인해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중이지만, 뾰족하게 대답해 드릴 수가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다”라고 답답함을 전했다. 

또한 “수출용 자동차와 내수용 자동차는 같은 차종에서도 필요한 부품이 다르다”면서 “미국 등 해외로 나가는 차량에는 옵션이 내수용 대비 절반도 되지 않아, 들어가는 반도체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전시 등 일부 지자체는 애초 이달 말까지 예정됐던 ‘노후차 폐차 보조금 지원’을 오는 12월 10일까지 연장하는 등, 이러한 출고 대란 상황에 행정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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