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인 20일 전격 사임했다. 대변인에 임명된지 열흘 만이다.

특히 전날 보수진영 인사로부터 윤 전 총장의 ‘X 파일’이 언급된 상황에서 이 전 대변인까지 물러나자 윤 전 총장의 대권가도가 시작부터 걸림돌을 만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전 대변인인 이날 오전 7시께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일신상의 이유로 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이 전 대변인은 조선일보 논설위원으로 근무하다가 지난 10일 윤 전 총장의 첫 대변인이 됐다. 그가 물러나면서 당분간 윤 전 총장의 공보 업무는 함께 대변인으로 선임됐던 이상록 대변인이 수행한다.

이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윤 전 총장은 18일 금요일 저녁 두 대변인을 만나 앞으로 국민 앞에 더 겸허하게 잘하자면서 격려했다”면서 “하지만 이 전 대변인은 19일 오후 건강 등의 사유로 더 이상 대변인직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히자 윤 전 총장은 아쉬운 마음으로 이를 수용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에 따라 당분간은 저 혼자 대변인 역할을 맡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18일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두고 일었던 메시지 혼란이 그의 사퇴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전 대변인은 당일 오전 라디오 방송에서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기정사실화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같은 날 중앙일보 등을 통해 민생 탐방 후 진로를 결정하겠다면서 입당 문제는 경거망동하지 않고 신중하게 결론을 낼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놨다.

또 전날 불거진 소위 ‘윤석열 X파일’과 관련성도 제기된다.

보수진영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19일 윤 전 총장과 그의 처가 관련 의혹이 정리된 파일을 입수했다면서 "윤 전 총장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지만, 이런 의혹을 받는 분이 국민의 선택을 받는 일은 무척 힘들겠다는 게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장 소장은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김무성 전 대표, 최경환 전 원내대표 등 보수진영의 유력 인사 보좌진을 지내면서 20여년 가까이 정치권에 몸담은 인물이다.

그는 "현재 윤 전 총장의 행보, 워딩, 판단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보면, 높은 지지율에 취해있는 현재의 준비와 대응 수준을 보면, '방어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대선 경선과 본선을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정치 아마추어 측근인 교수, 변호사들이 제대로 된 대응과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김종인 님과 같은 최고의 전문가와 거리를 두는 모습에서 알 수 있는 일"이라고도 주장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정권교체"라면서 사실 여부를 떠나 윤 전 총장은 더불어민주당의 네거티브 공세에 "너무 좋은 먹잇감"이 될 것 같다고도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 전 대변인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변인직 사퇴가 소위 '윤석열 X파일'과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거와는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