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강제추행 및 추행미수, 강제추행치상, 무고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아왔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9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부산지방법원 형사6부(류승우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열린 오거돈 전 시장 선고 공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이날 "이 사건은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해 월등히 우월한 지위를 이용, 권력에 의한 성폭력에 해당한다"면서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시설과 장애인복지시설 5년 취업 제한도 함께 선고했다.
앞서 오 전 시장은 지난 2018년 11월 부산시청 직원 A씨를 강제추행하고 같은 해 12월 A씨를 또 추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아왔다.
또한 지난해 4월 부산시장 집무실에서 직원 B씨를 추행하고, B씨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상해를 입게 한 혐의(강제추행치상)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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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4월 23일 당시 오거돈 부산시장이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장직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에 검찰은 징역 7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날 오 전 시장을 향해 "피해자 심정은 처참하고, 저를 포함한 우리 사회가 느낀 감정은 참담했다"며 "피고인은 우리나라 사회에서 앞에 서서 이끄는 사람으로 피해자는 물론 우리 사회 구성원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날 "정치가 들어설 게 없는 사건이었기 때문에 정치적인 것과 관련 없다"며 "피해자는 자신이 근무하는 조직의 장인 피고인의 업무수행 중 무방비 상태에서 갑자기 이 사건을 당해 매우 치욕적이고 정신적 충격이 상당했을 것으로 인정되고 상처로 남았다"고 밝혔다.
또한 "사회적 관심이 높고 수사 장기화로 피해자 고통이 더 커진 것으로 예견할 수 있어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PTSD)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 내내 고개를 숙인 오 전 시장은 법정구속 전 재판부가 발언 기회를 줬지만 "없다"며 말을 아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4번의 도전 끝에 부산시장에 당선됐지만, 2020년 4월 15일 총선 직후인 23일 자신의 성추행 사건을 밝히고 시장직에서 전격 사퇴했다.